힘차구나, 차우찬… 불꽃 삼진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6일 03시 00분


삼성, 계투조 SK 꽁꽁… 한국시리즈 먼저 1승

“SK가 올라오기를 기다렸죠. 잘된 거죠. 지난해 당했던 아픔을 꼭 되돌려줄 겁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얘기를 꺼내자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당시 팀의 작전 코치였다. 삼성은 1차전에서 5-9로 역전패한 뒤 잇달아 3경기를 맥없이 내주며 4연패를 당했다. 류 감독은 “두산과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까지 가면서 체력이 떨어진 데다 첫 경기를 아쉽게 내줘 선수들의 사기가 완전히 꺾였죠.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잖아요.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싶어 난리입니다.”

삼성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해 비참한 심정으로 SK의 우승을 지켜봤던 대구에서 이번엔 축포를 터뜨렸다. 지난해까지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1982년 무승부 제외)은 27번 가운데 22번(81.5%) 우승했다.

류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선발로 뛴 에이스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렸다. 중간 계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작전은 적중했다. 선발 매티스의 뒤를 이어 5회에 등판한 차우찬은 삼진을 5개나 솎아내며 3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3회 연속 삼자범퇴의 퍼펙트 투구로 10경기 만에 포스트시즌 첫 승을 챙긴 차우찬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타선에서는 신명철의 활약이 돋보였다. 3회까지 SK 선발 고효준의 구위에 눌려 안타 1개를 뽑는 데 그쳤던 삼성은 최형우의 2루타, 강봉규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4회 2사 1, 2루에서 신명철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SK는 경기 초반 삼성보다 많은 기회를 얻고도 후속타 불발로 영패를 당했다. 한국시리즈 역대 5번째로 선발 타자 전원 삼진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얻었다. 삼성의 ‘끝판 대장’ 오승환은 8회 2사 1루에서 등판해 4타자를 범타 2개와 삼진 2개로 처리하며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세이브 타이(4세이브)를 기록했다. 2차전은 26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류중일 삼성 감독 “투수들 완벽한 투구”

충분한 휴식을 취한 투수들의 힘이 넘쳤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투수들이 잘해 줬다. 선발 매티스는 초반 위기가 있었지만 잘 버텼고 5회부터 3이닝을 던진 차우찬의 구위는 아주 좋았다.

이만수 SK 감독대행 “고효준 교체 늦춰 졌다”


4회 투수 교체 시기를 한 템포 늦췄던 게 패인이다. 신명철 타석 때 선발 고효준을 내리려고 하다가 중간 투수들이 많이 지쳐 있는 것 같아 조금 더 끌고 갔는데 결국 신명철에게 2타점 안타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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