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출전 임희남, 약물검사서 양성반응

  • Array
  • 입력 2011년 10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IAAF,소명자료 제출 요구
자격정지땐 한국新 무효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한국 육상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막을 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남자 400m 계주 팀이었던 임희남(27·광주광역시청·사진)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5일 임희남의 혈액 A샘플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됐으니 11일까지 소명자료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9일 밝혔다.

IAAF는 이번에 검출된 약물에 대해 상시 및 경기 중 금지약물로 판단하지 않고 특정 약품(치료 목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약물)으로 보고 곧바로 임시 자격 정지 대상자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소명 자료와 B샘플(도핑테스트 할 때 2개의 샘플을 채취) 테스트 결과에 따라 제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검출된 약물은 경기력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자주 복용하면 체내에서 흥분제로 바뀔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AAF의 제재가 없기 때문에 임희남은 아직은 선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약물 클린’으로 끝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자칫 국내 선수로 인해 약물 대회로 낙인찍힐 개연성은 열려 있다. A샘플 테스트 결과가 B샘플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임희남이 금지약물 복용이 인정돼 자격 정지를 받는다면 개최국으로서 국제적인 망신이다. 또 세계선수권 당시 한국이 세웠던 한국기록(38초94)은 무효가 되며 임희남이 이번 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100m에서 2위(10초63)를 한 기록 및 등위도 취소가 된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관계자는 “검출된 약물은 특정 약물로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인 데다 특정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 복용해 나온 결과라면 큰 문제없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쨌든 ‘임희남 약물 파문’이 한국 육상에 주는 교훈은 크다.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약물 관리에 체계적이지 못했다. 얼마 전 국가대표 마라톤 팀과 관련해 ‘조혈제 파문’이 일어나는 등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체계적이고 치밀한 관리는 되지 않고 있는 실정. IAAF가 제재하기 전까지는 ‘무죄’임에도 임희남 관련 금지 약물 양성 반응 내용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것도 육상연맹의 관리 부실 탓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