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했던 김정우, 진짜 사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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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3일 07시 00분


성남 신태용 감독(왼쪽)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정우의 복귀를 반겼다. 둘은 2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내 유쾌한 웃음을 줬다. 사진제공|성남 일화
성남 신태용 감독(왼쪽)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정우의 복귀를 반겼다. 둘은 2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내 유쾌한 웃음을 줬다. 사진제공|성남 일화
■ 김정우 성남복귀 기자회견…신태용 감독과의 유쾌한 수다

재치있는 입담…2년전 얌전함 사라져
FA컵 우승으로 화려한 복귀선물 기대
새등번호 88번 큰 행운·재물 안길 것


성남 신태용(41) 감독과 김정우(29)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09년, 해외에 나가려는 김정우에게 신 감독은 “한 시즌 더 같이 뛰자. 언제까지 2인자에 머물거냐. 내가 1인자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김정우에게 주장까지 맡기려 했고 내성적인 김정우는 거절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소심한 성격을 뜯어 고치겠다”며 기어이 완장을 채웠다. 성남은 2009년 리그와 FA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 해부터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캡틴’ 김정우가 일등공신이었다.

2009년 말, 상무에 입대했던 김정우가 최근 전역해 친정 팀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복귀였다. 상주 상무에서 공격본능을 뽐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0월15일 수원과 FA컵 결승을 앞둔 성남은 한껏 고무돼 있다. 신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2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김정우 복귀 기자회견이 열렸다. 신 감독 특유의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김정우의 재치 넘치는 입담 덕에 기자회견 내내 유쾌했다.

-복귀 소감은

신태용(이하 신) : 정우가 2년 간 군 생활 잘 마무리하고 복귀해 반갑다. 다가오는 FA컵에서 정우가 우승시켜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김정우(이하 김) : 오랫동안 돌아오고 싶었다. 상주에 있을 때도 성남을 관심 갖고 지켜봤다. 감독님과도 가끔 통화하며 많은 이야기 했다. FA컵 기대가 된다. 그 한 경기만 보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 서로에 대해 2년 전과 달라진 점을 짚어준다면

신 : 이 녀석(정우)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확실히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예전에 정우는 인터뷰를 나서서 하지도 않았고 단답식이 많았다. 옆에 있는 내가 무안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 인터뷰를 즐긴다. 스타 기질도 있고 언론플레이도 할 줄 안다.(웃음) 흐뭇하다. 짬 밥이 좋긴 좋나보다. 이제 감독에게 개길 줄도 알고.

김 : 제가 있을 때는 준우승도 2번 했고 감독님 얼굴이 좋았는데 올해는 마음고생이 심하셨나보다. (옆에서 고개 숙이는 신 감독) 그러나 아직 FA컵이 남았다.

- 맏형 리더십이 대세다. 선수들을 사로잡는 신태용 감독만의 독특한 리더십은

김 : 감독님은 일단 선수들에게 막말을 잘 하신다.(웃음) 그러나 선수들은 전혀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 그라운드 안에 있는 선수들에게 절대 큰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하신다.

신 : (걱정스런 표정으로) 이제 맏형 리더십이 아니라 막말 리더십으로 닉네임이 바뀌겠군.

- 새 등번호가 왜 88번인가

김 : 감독님께서 좋은 의미라고 추천해 주셨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번호다.

신 : 정우가 시즌 시작 때 왔으면 원하는 번호 줄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중국에서 8번이 행운의 숫자라 재물을 불러들인다더라. 요즘 이슈거리도 없는데 번호로라도 이슈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웃음)

성남|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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