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최나연 충고에 귀가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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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6일 07시 00분


유소연 공 쳐내기 전 손으로 풀 걷어내

실수 발견한 최나연, 곧바로 이의 제기

2벌타 받은 유소연 “더 큰 실수 막았다”

유소연. 사진=KLPGA

유소연. 사진=KLPGA

한화금융클래식 4R 12번홀, 해저드 내 벌타상황 다시보기

“언니 고마워요. 큰 실수 할 뻔 했는데….”

4일 끝난 한화금융클래식 최종 4라운드 15번홀. 우승 경쟁을 펼치던 최나연(24·SK텔레콤)이 유소연(21·한화)의 등을 두드려 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세 홀 전, 최나연은 해저드 내에서 유소연의 플레이를 보고 경기위원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장면1

12번홀(파3). 유소연이 그린 왼쪽 해저드 안에 떨어진 공을 쳐내기 전, 손으로 풀(루스 임페디먼트)을 걷어냈다. 이 행동을 본 최나연은 경기위원에게 이의를 제기했고, 경기위원은 비디오 판독 후 3홀이 지나서 유소연에게 골프규칙 18조 1항을 적용, 2벌타를 부과했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를 주최한 한화그룹의 후원을 받는 선수다. 그것도 국내 여자 골프선수 중 최고 대우를 받는다. 대회 주최사인 한화그룹은 유소연을 전면에 내세워 열띤 홍보를 펼쳤다. 분위기도 잘 흘러갔다. 유소연이 마지막 날 최나연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2벌타를 받은 유소연은 공동 5위로 떨어졌다. 우승을 놓친 건 주최사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무심코 저지른 실수가 큰 화로 이어지지 않은 건 LPGA 상금왕 출신인 최나연이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장면2

이어진 상황에서도 애매한 상황이 펼쳐졌다. 유소연이 해저드 선상에 놓인 공을 치기 위해 어드레스를 했다. 이때 클럽 헤드로 공 뒤의 풀을 누르는 장면이 보였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공이 해저드 안에 떨어져 있는 경우 절대로 클럽 헤드를 댈 수 없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잘못된 상식이다. 골프규칙 13조 4항에선 해저드 안에 있는 공을 치기 위해서 클럽 헤드를 지면(땅)에 대면 안 된다고 되어 있다. 즉, 잔디와 같은 풀은 어느 정도까지 마찰이 있어도 인정된다. 단, 클럽 헤드로 잔디를 꾹 눌러 지면에 닿지 않아야 한다. 라이를 개선하려는 고의성이 있어서도 안 된다. 따라서 클럽 헤드로 잔디를 살짝 누른 유소연의 행동은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논란도 일단락됐다.

#장면3

경기 뒤 유소연은 ‘고맙다’는 말을, 최나연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유소연은 “내 실수다. (최)나연이 언니가 아니었더라면 큰 실수를 할 뻔 했는데 천만다행이다. 언니에게 고맙다”며 안도했다. 최나연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다. (유)소연이도 알고 있는 룰이었는데 실수가 나온 것이다. 오히려 더 큰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후배를 다독였다. 최나연은 유소연의 대원외고 2년 선배다. 또 내년이면 미 LPGA 투어에서 함께 뛰어야 할 동료이기도 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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