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않는 노병 “난 특급조커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29일 07시 00분


조커 노병준 경남전 후반 31분 극적 결승골
“90분 뛸 체력 있지만 이제 선발욕심 버렸다”

축구에서 후반 교체요원은 선발보다 심적 부담이 훨씬 크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들어가 동점이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반대일 경우 모든 비판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잘 안 되면 독박 쓰는 게 조커다”는 말을 한다. 포항 스틸러스 노병준(32)은 K리그 대표 조커다. 2002년 전남에 입단했을 때부터 후반에 들어가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2008년 포항에 와서도 역시 후반전의 사나이로 이름을 떨쳤다. K리그 통산 173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중 124경기가 교체였다. 스스로도 “200경기 출전을 향해 가는 데 출전시간으로 따지면 100경기도 안 될 것이다”며 웃음을 지었다.

노병준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찬스를 만들어 낸다. 상대선수들 체력이 쌩쌩한 전반보다는 다소 지쳐 있는 후반에 그의 플레이가 더욱 빛을 발한다.

노병준은 27일 경남FC와 홈경기에서도 전반 막판 교체 투입돼 후반 31분 결승골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은 22라운드와 FA컵 4강에서 전북, 성남에 2연패하며 최대 위기를 맞고 있었다. 천금같은 골로 팀을 살렸다.

물론 노병준도 선수인 만큼 당연히 선발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다. 30대가 넘었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로 90분을 뛸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개인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조커로 헌신하기로 했다.

노병준은 “선발이든 교체든 팀 상황에 맞게 주어진 임무를 다해야하는 게 선수다. 감독님께서 조커로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받아들이고 열심히 뛰겠다. 단 그냥 조커는 싫다. 이왕이면 특급조커로 거듭 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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