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육상계의 전설’ 마이클 존슨, 피스토리우스 찬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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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의 질주 본능 육상 신기원 이뤄”

“육상계에 신기원을 이뤘다.”

세계 육상의 전설인 마이클 존슨(44·미국)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그 영광을 얻은 선수는 장애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다.

존슨은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육상 선수다. 남자 200m와 400m에서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비롯해 세계선수권에서 6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그는 사상 첫 200m와 400m 동시 석권을 이뤘다. 존슨은 26일 대구 중구 문화동 노보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등장해 약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 존슨 “피스토리우스 문제없다”

피스토리우스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칼날처럼 생긴 스프링 의족을 달고 뛰기 때문에 일반 선수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른 선수와 부딪쳐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는 논란도 있었다.

이에 대한 존슨의 의견은 명확했다. 존슨은 “피스토리우스는 다른 선수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다”며 “나는 트랙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육상 규정을 보더라도 그가 뛰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라민 디아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도 이날 행사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스토리우스의 의족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디아크 회장은 “의족에 이점이 있다면 이미 검증을 통해 문제가 드러났을 것이다. IAAF는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가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석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피스토리우스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참석할 수 있을지는 IAAF에서 검증할 것이다. 출전이 허용된다면 기준에 따라 본선 출전권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 피스토리우스 “런던 올림픽이 목표”

피스토리우스는 의족 선수로서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피스토리우스는 “95%의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적이다. 나에게 부정적인 5%의 사람들로 인해 내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는 건 아니다”라며 “예전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피스토리우스는 28일 열리는 남자 400m에 출전한다. 목표는 준결선 진출. 45초07의 기록을 갖고 있는 피스토리우스는 “현재 출전 선수 가운데 17, 18위 수준이다. 결선 진출을 바란다면 과한 것일 수 있다”며 “45초를 깨거나 초반대 기록을 낸다면 준결선 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2일 열리는 1600m 계주 출전에 대해서는 “아직 팀과 상의해 봐야 안다. 뛰게 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피스토리우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을 최종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지난 2년 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런던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잠들기 전에는 항상 ‘런던에 갈 정도로 오늘 열심히 훈련을 했는지, 음식물은 잘 섭취했는지’를 생각했다”며 “내년 4월 정도에는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대구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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