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日 최고 광속구 투수 이라부 사망

  • Array
  • 입력 2011년 7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양키스서도 활약… 경찰 자살 추정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을 날린 전 뉴욕 양키스 투수 이라부 히데키(42·사진)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일본 야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AP통신과 일본 언론은 이라부가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랜초팰로스버디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살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들은 전했다.

1987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일본 롯데에 입단한 이라부는 특유의 강속구로 이름을 떨쳤다. 1993년 5월 3일 세이부와의 경기에서 당시로선 가장 빠른 시속 158km의 공을 스피드건에 찍어 화제를 모았다.

한신 감독이던 2003년 이라부와 함께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은 “이라부가 있었기에 이길 수 있었다. 야구에 관한 한 상당히 논리적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과연’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며 제자를 추모했다.

이라부는 1990년대 노모 히데오(전 LA 다저스)와 함께 일본 선수들의 미국행 러시를 이끈 주역이다. 1997년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그는 1998년 13승(9패)을 거두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1999년에도 11승을 올렸다. 이후 몬트리올(2000년)에서 2년간 뛰었고 2002년에는 텍사스 불펜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보냈다. 통산 34승 35패 16세이브에 평균자책 5.15. 이라부는 일본에 돌아와 2003∼2004년 한신에서 뛴 뒤 2005년 무릎 부상으로 은퇴했다. 일본 통산 성적은 72승 69패 11세이브에 평균자책 3.55.

이라부는 이후에도 야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009년 6월 미국 독립리그로 복귀했고, 같은 해 8월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규슈 아일랜드 리그의 고치와 입단 계약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나이와 부상을 극복하지 못해 제대로 마운드에 서진 못했다.

이라부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동 집을 열기도 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에는 부인과 갈라선 뒤 혼자서 생활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사업 실패와 외로움 등이 그의 사망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