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미’ 김우진, 런던 金정조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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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대회 단체-개인전 金 휩쓸어배짱 두둑… 올림픽 男 개인전 첫 금 기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양궁 대표팀은 막내 김우진(19·청주시청)을 ‘한양미’라고 불렀다. ‘한국 양궁의 미래’를 줄여서 붙인 별명이었다. 그렇지만 김우진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였다. 중국과의 단체전 결승에서 고비마다 10점을 쏘며 금메달을 이끌었고,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김우진은 다시 한 번 한국 남자 양궁의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임동현(25·청주시청), 오진혁(30·농수산홈쇼핑)과 짝을 이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개인전 결승에서도 오진혁을 6-2(29-29, 27-27, 28-27, 29-28)로 꺾고 2관왕에 올랐다.

김우진의 에이스 본색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만난 브래디 엘리스와의 맞대결에서 잘 드러났다. 엘리스는 국제양궁연맹(FITA) 남자 세계랭킹 1위로 이전 FITA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들을 모두 꺾었던 강호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표정 변화가 없는 김우진에게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두 선수는 5세트까지 비기면서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결정짓는 슛오프에 들어갔다. 슛오프에선 높은 점수를 얻는 쪽이 이기고, 같은 점수일 경우엔 중심에서 화살까지 거리가 가까운 쪽이 이긴다. 먼저 시위를 당긴 엘리스는 10점을 쐈다. 그러자 김우진은 10점 과녁 가운데 정중앙의 엑스텐(X-10)에 화살을 꽂아 넣었다.

이런 강심장을 가진 김우진이기에 대한양궁협회는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 역대 첫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남자 양궁은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3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박경모(2008년)와 정재헌(1992년), 박성수(1988년)가 은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었다. 그래서 올림픽 개인전에서 지금까지 5개의 금메달을 딴 여자와 비교가 되곤 했다.

김우진은 “내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 양궁의 전설적인 선수인 김진호나 김수녕 선배처럼 영원히 기억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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