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킬러’ 이대호, 日서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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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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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의 타격폼은 부드러우면서 정교한임팩트가 특징이다. 어떤 구종, 어떤 코스의 공도 홈런으로 연결시킨다. 동아일보DB
롯데 이대호의 타격폼은 부드러우면서 정교한임팩트가 특징이다. 어떤 구종, 어떤 코스의 공도 홈런으로 연결시킨다. 동아일보DB
《지난해 롯데 이대호(29)가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을 차지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올해도 변함없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13일 현재 홈런(16개), 타율(0.371), 타점(57개), 안타(78개), 장타력(0.652) 등 5개 부문 선두다. 득점은 선두 박용택(LG·41개)에게 2개 뒤진 3위, 출루율(0.460)은 KIA 이용규(0.471)에 이어 2위다. 자타 공인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벌써부터 일본 구단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과연 이대호는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 되는 한국 최고타자… 성적 분석해 보니

○ 에이스 킬러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두 차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드러난 것처럼 한국 프로야구의 스타급 선수들은 일본의 수준급 선수들과 비교해 기량이 처지지 않는다. 선수 층이 두꺼운 일본에 좋은 선수가 더 많을 뿐이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김태균(롯데)이나 이승엽(오릭스)은 “한국에서는 1, 2선발 정도만 상대하기 까다로웠지만 일본에서는 패전처리 투수의 공도 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대호는 일본 투수들과 비교해 구위가 결코 뒤지지 않는 국내 대표 투수들을 상대로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요즘 가장 공이 좋다는 KIA 윤석민에게는 올 시즌 3타수 3안타에 1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국 최고의 왼손 투수 류현진(한화)을 상대로 거둔 성적은 7타수 3안타(0.429)에 2홈런이다.

로페즈와 서재응(이상 KIA), 리즈(LG), 안승민(한화) 등 각 팀의 수준급 선발 투수들을 상대로도 홈런을 때렸다. 구원 투수로 평균 자책 1위에 오른 SK 정우람, 넥센 마무리 투수 송신영, 두산 임태훈 등도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았다. 5월 25일 경기에서 삼성 정인욱은 6이닝 동안 3실점했는데 그 3점은 이대호에게 맞은 솔로 홈런 3방이었다.

○ 공격력, 수비까지 상쇄

이대호는 거구(키 194cm, 몸무게 130kg)이지만 몸이 유연하고 스윙이 부드러워 변화구에도 잘 대처한다. 긴 팔을 이용해 멀리 도망가는 공도 곧잘 걷어 올린다. 이 때문에 많은 투수들이 “이대호에게는 던질 곳이 없다”라고 하소연한다. 슬럼프가 길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몸집이 크다 보니 수비는 약한 편이다. 올 시즌 기록된 실책은 3개이지만 수비 폭이 좁아 투수들이나 동료 야수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그래서 김성근 SK 감독은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퍼시픽리그 팀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한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 에이전트는 “방망이를 워낙 잘 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타격 능력이 약한 수비를 상쇄한다. 일본 팀들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타자”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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