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휴업 LG 이대형 “아…내가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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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0일 07시 00분


26일 1루 슬라이딩 자책…“우울증 걸릴 지경”

환호하는 이대형. 스포츠동아DB
환호하는 이대형. 스포츠동아DB
“누워도 잠이 안와요. 이러다 우울증 걸릴 지경이라니까요.”

29일 목동 넥센전을 앞둔 LG 이대형(28·사진)은 덕아웃에 앉아 멍하니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었다. 표정과 말투에서는 답답함이 묻어났다. 26일 잠실 두산전.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형은 2루 땅볼을 친 뒤, 1루로 전력 질주했다. 필사의 헤드퍼스트슬라이딩까지 시도했지만, 결과는 아웃. 그리고 왼쪽 어깨통증으로 교체됐다.

‘내가 왜 슬라이딩을 했을까?’ 몇 번이고 자책을 해 본다. 그 생각만 하면, 입맛도 없고 잠도 잘 오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뿐”이라고 할 정도다. 이대형은 프로야구사상 최초로 ‘5년 연속 50도루-4년 연속 60도루’에 도전하고 있다. 28일까지 도루부문에서도 1위(22개·45경기)를 달리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대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암초를 만났다. 두 다리가 멀쩡한데도, 경기에 나갈 수 없으니 몸이 근질근질할 뿐이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들을 때마다 “죽을 맛”이라고 했다. ‘슈퍼소닉’은 달리고 싶다.

야구전문가들은 “1루에서는 슬라이딩을 하는 것보다 달려서 들어가는 것이 더 빠르다”고 말한다. 이대형 역시 “큰 차이가 없다. 부상위험만 클 뿐이다. 오른쪽어깨 수술을 2번 한 것도 슬라이딩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몸의 반응이다. 머리로는 슬라이딩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이대형은 “앞으로는 ‘절대로, 절대로’ 1루에서는 슬라이딩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 “야구를 배워가는 후배들도 1루 슬라이딩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이대형이 화요일(31일)부터는 (출장)가능할 것 같다. 우리 팀 주전은 이대형이다. 이대형이 돌아오면, 양영동은 백업으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동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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