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록이를 위해 이겨야 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11일 07시 00분


제주 박감독 멜버른전 앞두고 정신무장 주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11일 멜버른(호주) 전)을 앞둔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아 있었다.

평소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박 감독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8일 K리그 정규리그 대구와의 경기 도중 공격수 신영록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마음고생이 심해서 그런지 목소리가 갈라지기까지 했다.

박 감독은 “직접 병원에 가서 (신)영록이 상태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 이후 조금은 마음이 안정됐지만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조금 피곤하다. 그래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며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주는 11일 멜버른과 경기를 치른다. E조 3위인 제주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런 뒤 같은 날 톈진(중국)과 감바 오사카(일본)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제주는 신영록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박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충격을 받아 팀 전체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 상대 팀 분석도 제대로 할 정신이 없을 만큼 혼란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나마 영록이의 상태가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말을 들어 선수단 전체가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전술적인 준비보다는 정신적으로 재무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별한 훈련보다는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는 선수 개개인의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그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게 병상에 누워있는 영록이를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인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용석 기자(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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