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오늘은 좀 봐줘요” 김현수의 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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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9일 07시 00분


8일 잠실 게임을 앞두고 훈련이 끝날 즈음, 두산 김현수는 3루쪽 덕아웃에 앉아 있던 롯데 양승호 감독을 바라보며 꾸벅 절을 하더니 “감독님, 오늘은 ‘쪼∼옴’”이라며 오른손 두 번째 손가락을 쫙 펴며 ‘1’을 가리켰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롯데가 두산을 이겼으니 ‘오늘 하루만큼은 지고 가달라’는 애원 겸 부탁이었다.

김현수가 하루 전 오른 허벅지에 사구를 맞은 장면을떠올린 양 감독은 ‘괜찮으냐’는 표정으로 상태를 묻다가, 김현수가 갑자기 떼(?)를 쓰자 “현수야, 너흰 아직 플러스잖아. 우린 마이너스야”라며 ‘봐줄 수 없다’는 액션을 취했다. 전날까지 두산은 5할 승률 위에 있는 반면 롯데는 아직 4할대 승률에 머물고 있던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까마득한 신일고 선배’에게 애교(?)를 떨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김현수는 1회 2사 2루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2점아치를 뿜어냈다. ‘내 힘으로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잠실 |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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