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종주국 망신, 변해야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4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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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경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다.

4일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57kg급 준결승에서 임수정(25·수원시청)이 중국의 허우위줘에게 1-5로 져 탈락하면서 나흘 동안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남녀 총 16체급 중 절반이 지난 상태에서 너무 초라한 성적표다.

1997년 홍콩대회까지 매 대회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딴 한국은 2007년 중국 베이징대회에서 4개(남자 1, 여자 3), 2008년 덴마크 코펜하겐대회에서 5개(남자 3, 여자 2)를 땄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목표했던 금메달의 절반인 4개만을 수확하는 데 그치며 최악의 성적을 냈다.

반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 1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 1개에 그친 태국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는 등 신흥 강국으로 떠올랐다. 태국은 방콕 선수촌에 15억 원을 들여 태권도 전용경기장을 짓고 있다. 이란은 이미 태권도 강국이 됐고 내년 런던 올림픽을 치르는 영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크로아티아, 터키, 모로코 등도 강호로 떠오르고 있다.
정작 종주국 한국의 지도자나 선수들은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타국 선수들은 전자호구에 맞춰 점수 따는 법을 익혀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데 한국은 최강이란 자만에 빠져 지키면 된다는 안일한 플레이를 펼치다 무너졌다.

해외의 한 한국 지도자는 "다른 나라는 눈에 불을 켜고 하는데 한국은 최강이란 자만에 빠져 있다. 이러다간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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