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개막 직전 포항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설기현이 오늘 친정팀과의 첫대결을 앞두고 있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스포츠동아DB
K리그 7라운드 화두는 ‘부메랑’이다. 이적 선수들이 일제히 친정팀을 상대한다.
가장 흥미로운 건 23일 오후 3시 스틸야드에서 벌어지는 포항 스틸러스-울산 현대 경기다.
설기현(32)이 올 시즌 직전 포항에서 울산으로 전격 이적한 탓에 포항 팬들은 이번 경기를 ‘설기현 더비’라 명명한 뒤 잔뜩 벼르고 있다. 스포츠케이블 3사 중계방송이 모두 붙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포항 황선홍 감독과 설기현 사이가 생각만큼 크게 어색하지는 않다. 황 감독은 설기현의 이적 소식을 듣고 “라인업을 다 짜놨는데 당황스럽다”면서도 “선수의 의견을 존중 하겠다”며 깔끔하게 받아들였다. 설기현 역시 울산 이적 직후 황 감독과 포항 김태만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오래 한솥밥을 먹으며 2002한일월드컵 4강을 함께 일궜던 선후배 때처럼 관계가 회복됐을 리는 없다. 앙금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황 감독과 설기현 모두 이적 과정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만큼 이번 맞대결 승리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포항은 설기현 없이도 잘 나가고 있다. 20일 컵 대회에서 대구에 지며 시즌 첫 패배를 당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4승2무로 승승장구하며 선두다. 황 감독이 표방한 ‘극단적인 수비를 깨기 위한 더 빠르고 세밀한 축구’는 최근 K리그 수비축구 논란에 해답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설기현은 고전 중이다. 아직 정규리그에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20일 강원과의 컵 대회에서 페널티킥으로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터뜨린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양 팀 공격수인 포항 노병준(32)과 울산 이진호(27)도 입장이 묘하다.둘은 작년 여름 맞트레이드 임대로 6개월 간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올 시즌 앞두고 다시 복귀해 이번에 적으로 또 만난다.
수원 삼성 미드필더 이용래(25)는 24일 오후 3시 홈에서 경남FC를 상대한다. 이용래는 올 초 아시안 컵 대표팀에 뽑히기 직전에 경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했다. 수원 미드필드 중심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이용래와 경남FC 에이스 윤빛가람(21)의 중원 싸움도 눈여겨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