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가 12일 개막한다. 메이저리거 출신인 박찬호(38·오릭스·사진)와 김병현(32·라쿠텐)에게 올 시즌은 각별하다. 야구인생을 가늠할 무대이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미국 프로야구 아시아 최다승(124승) 기록 보유자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한국인 가운데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갖고 있는 김병현은 3년간 공백이 있어 실력을 검증받아야 한다.
이들은 15일 고시엔구장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병현이 10일 왼발목 염좌로 4∼6주 진단을 받으면서 맞대결은 무산됐다. 박찬호는 오릭스 4선발로 이날 등판이 예고돼 있다.
○ 박찬호, 23개월 만의 선발승 도전
박찬호는 1월 오릭스 입단식에서 “1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 1승은 선발승이다. 박찬호의 마지막 선발승은 필라델피아 시절인 2009년 5월 13일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나왔다. 6이닝 동안 볼넷 없이 삼진 3개를 포함해 6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통산 118승째였다. 101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63개였다.
박찬호가 15일 라쿠텐과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다면 23개월 만의 선발승이 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2일 롯데와의 자선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3실점(2자책점)하며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다. 109개의 공을 던져 체력에도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문제는 보크다. 시범경기와 연습경기에서 보크를 6개나 했다. 일본 언론은 “보크가 박찬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김병현, 부상 회복 관건
김병현은 “가족을 위해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고 말했다. 자신이 야구선수로 뛰었음을 보여주겠다는 거다. 그는 미국에서 86세이브를 거뒀지만 실전 공백이 3년이나 된다. 마지막 세이브는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던 2003년 9월 23일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했다. 7-5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투수 땅볼 2개와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15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11개.
그 후 8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김병현은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살아남았다. 지난달 8일 히로시마와의 시범경기에선 첫 세이브를 올렸다. 6-3으로 앞선 9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포함해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무뎌진 직구 대신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싱커와 슬라이더로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발목 부상에서 빨리 회복하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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