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카우팅 리포트] KIA 트레비스, 149㎞·제구력 굿…제2 구톰슨 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3월 26일 07시 00분


커브·슬라이더 수준급…구종 다양
직구 적어 타자들에 노림수 우려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KIA의 최대 힘은 선발투수다. 윤석민과 양현종, 로페즈, 서재응과 트레비스 블랙클리로 짜여진 선발진은 국내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왼손용병 트레비스는 생각보다 훨씬 내실이 있는 투수다. 그는 최고구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진다.

지난 13일 제주시범경기에서 149km의 빠른 공을 선보였고 지난해는 152km까지 던졌다. 볼끝에 힘이 있고 무브먼트가 좋다. 트레비스가 던지는 변화구는 커브와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이다. 낙차가 크고 예리한 커브는 그가 가장 즐겨 던지는 공이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수준급이다. 직구보다 변화구를 즐겨 던지고 제구력도 변화구가 더 좋다. 한 타자에게 같은 구종을 두 번 연속 던지지 않는 것도 그의 특징이다.

트레비스는 탈삼진 능력과 수준급의 제구력도 갖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1000이닝을 넘게 던지며 9이닝 평균 3.6개의 볼넷을 내줬고 삼진은 7.7개를 잡았다. 트레비스의 공을 쳐본 넥센 유한준은 “슬라이더가 커터처럼 휜다”고 했고 강정호는 “볼이 빠르고 구종이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시범경기에서 트레비스는 1루 견제동작에서 약간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오른발의 움직임을 보크로 볼 수 있다는 심판들도 있다. 트레비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도루를 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견제를 잘하는 그에게 보크가 선언된다면 투구리듬이 흔들릴 수도 있다.

변화구가 좋은 트레비스지만 직구를 적게 던지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고 150km의 직구를 좀 더 자신있게 던질 경우 변화구가 더 효과를 볼텐데도 그렇지 않다. 너무 변화구에 의존할 경우 타자들에게 노림수를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레비스는 한 차례의 시범경기 등판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위기관리 능력과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은 좀 더 봐야겠지만 분명 장점이 많은 투수다. 2009년 KIA가 우승할 때 일등공신은 로페즈와 구톰슨 두 명의 용병이었다. 올해 KIA팬들은 트레비스가 제2의 구톰슨이 돼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트레비스가 양현종과 함께 10승투수가 된다면 KIA는 1992년 김정수, 신동수 이후 19년만에 왼손 10승투수 두 명을 배출하게 된다. KIA는 2008년 멕시코 윈터리그부터 트레비스 영입에 나섰고 러브콜 4년만에 한국에 왔다. 메이저리그 꿈을 포기한 트레비스에게 한국은 새로운 도전의 땅이다. 그는 “한국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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