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귀국후 첫 훈련 “‘지젤’ 살짝 보여드릴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2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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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만에 처음으로 훈련을 공개하는 터라 긴장된 표정이 살짝 엿보였다. 더군다나 자신을 보러 100여 명의 취재진과 20여 명의 팬들이 빙상장을 찾아왔기에 잠시 눈을 휘둥그레 뜨기도 했다. 하지만 빙판 위에 발을 내딛자 바로 환한 웃음을 지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22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실내빙상장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20일 귀국 뒤 첫 훈련이기도 하다.

●새 프로그램 지젤 살짝 공개

검은색 점퍼에 체크무늬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난 김연아는 빙판 위에 서자마자 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쇼트프로그램 '지젤'의 음악 대신 국내 가요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곽민정(군포 수리고) 등 5명의 선수와 함께 빙판을 돌았다. 스핀과 턴, 스파이럴 등 기술을 몇 차례 선보인 김연아는 점프 직전 동작까지만 보여주고 실제로 점프를 하지는 않았다.

빙질에 완전히 적응을 하지 못한 듯 연기 도중 벽에 너무 가까이 붙어 한 차례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이내 평소와 다름없는 훈련을 계속 이어갔다. 15분 간 진행된 훈련을 마친 뒤 김연아는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와 첫 훈련을 했는데, 후배들과 하게 돼 기분이 좋다"며 "쇼트프로그램을 살짝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더욱 성숙해진 연기

짧은 훈련 공개였지만 김연아는 지난해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와 다름없는 컨디션이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훈련 동영상을 본 이지희 국제빙상경기연맹 심판과 제임스 전 한국체대 생활무용과 교수는 김연아에 큰 기대를 보였다.

이 심판은 "지난해와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스텝을 할 때 몸과 머리, 팔이 함께 움직이면서 좀더 자연스럽게 스케이팅을 하는 것 같다. 보통 선수들은 스텝에 신경을 쓰다가 몸, 머리, 팔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데 김연아는 균형을 완벽하게 맞춘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 표현도 훨씬 나아졌다. 지난해보다 성숙미가 느껴지면서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점이 돋보인다"며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지 즐기면서 훈련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초반 훈련 탓에 선보이지 않은 점프에 대해 이 심판은 "점프를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점프를 지난해 수준과 동등하게 유지했는지가 관건이다. 점프 외 동작들은 잘 유지했고 더 나아진 면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심판은 4~5월 중 열리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타냈다. 이 심판은 "올 시즌 눈에 띄는 선수가 없는 만큼 김연아가 지난해와 같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우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평소 김연아의 연기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김연아에에 지젤 안무를 가르친 캐나다 무용가와 친분이 두터운 전 교수도 김연아의 연기를 극찬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동영상=돌아온 ‘피겨 퀸’ 김연아, 태릉에서 훈련모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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