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인물탐구] 김동주 “꼭 잘해야 한다…왜냐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2월 17일 07시 00분


두산 김동주(35)에게 2011시즌은 어느 해보다 특별하다. 반드시 잘 해야 할 3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김경문 감독의 계약이 만료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신도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다시 얻는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은 새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다.

16일 일본 미야자키현 사도와라시 히사미네구장에서 만난 김동주는 “감독님도 마지막 해이고 나도 FA다. 잘 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며 “게다가 아내가 얼마 전 임신을 했다. 여러 가지가 맞물려 있다. 올해는‘두산 김동주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1. 감독님을 위해…계약만료잖아
2. 나를 위해…FA 마지막 해니까
3. 가족을 위해…아내 임신했잖아

-캠프에서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

“감독님이 농담조로 ‘올해 지금처럼만 하라’고 말씀하신다. 툭 던지시는 말에 뼈가 있다(웃음). 나도 최대한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훈련하려 하고 있다.”

-예비FA다. 그것도 하나의 동기부여가 되겠다.

“감독님도 (계약)마지막 해고, 나도 (FA)마지막 해다. 아내가 임신하면서 여러 가지 맞물렸다. 올해 반드시 잘 해야 하는 이유다. 솔직히 처음에는 감독님과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감독님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베풀어주신 부분에 대한 고마움도 분명히 있다. 그 마음의 빚을 갚을 때라고 생각한다.”

-새로 태어날 아이가 또 다른 힘이겠다.

“결혼 후에 많이 밝아졌다. 지치고 힘들 때 가족이 큰 힘이 된다. 아내가 지금 임신 4개월인데 태명이 ‘우주’다. 넒은 마음을 가지라고 우주라고 지었는데 나 역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FA 이후 행적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나.

“지금은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난 98년 OB로 입단해서 14년 동안 단 한 번도 이 팀에 있는 걸 후회해본 적이 없다. 고등학교 때 OB지명을 받았지만 사실 대학 졸업 후에 LG에 갈 수도 있었다. 조건이 훨씬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국가대표팀에서 돌아왔더니 ‘OB로 갈 가능성이 높다’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그때 OB와 나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FA때 2년 동안 일본 진출을 시도하다가 좌절한 뒤 팬들과 ‘두산에 남겠다’는 약속도 했다. 야구인생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해외진출의 문을 두드려 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팬들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나에게 우선순위는 두산이다.”

-장타를 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

“그런 건 없다. 하다 보니 200개 이상의 홈런을 쳤는데 단 한 번도 홈런을 치겠다고 해서 친 적이 없는 것 같다. 원래 타자마다 유독 강한 투수가 있지 않나. 그런 투수를 만날 때마다 자신감을 갖고 스윙했더니 홈런이 나오더라. 그 뿐이다.”

-2001년 우승 멤버가 이제 김동주, 이혜천 2명밖에 남지 않았다.

“팀이 우승하려면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기름칠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삐거덕거리듯, 주요 선수 한 명이 빠져나가면 팀이 삐거덕거리게 돼 있다. 그래서 올해 내 목표는 ‘아프지 않기’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중요하지만 사실 우승은 하늘의 뜻이다. 맡겨야 한다. 올 시즌이 끝나면 후회 없이, 웃으면서 한 해를 마무리했으면 한다.”사도와라(일본 미야자키현)|홍재현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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