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포츠계, 슈퍼스타에 목매는 까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마침내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클리블랜드는 12일 홈에서 LA 클리퍼스를 맞아 연장 접전 끝에 126-119로 승리를 거둬 26연패에서 벗어났다.

클리블랜드로선 매우 값진 승리였다. 이 경기마저 질 경우 미국 4대 메이저 종목 최다 연패 기록을 세울 뻔했기 때문이다. 26연패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 탬파베이 버커니어스(1976∼77년)와 함께 최다 연패 타이기록이다.

클리블랜드는 현재 9승 45패로 승률 0.167이다. 올 시즌 전체 꼴찌는 맡아 놓았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61승 21패로 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했지만 ‘킹’ 르브론 제임스가 팀을 떠나자 곧바로 최하위 팀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7월 제임스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할 때 댄 길버트 구단주는 “마이애미보다 클리블랜드가 먼저 정상에 오를 것이다”라고 큰소리쳤다. 제임스에겐 저주까지 퍼부었다.

길버트 구단주는 7년 동안 만년 하위팀 클리블랜드를 엘리트 팀으로 만들어 놓은 제임스에게 감사의 말을 했어야 했다. 2003년 제임스가 입단하기 전 클리블랜드의 자산 가치는 2억2200만 달러였다. 지난해 가치는 4억760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미국 스포츠는 슈퍼스타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국내에서 슈퍼스타 한 명이 빠진다고 팀이 와해되는 사례는 드물다. 미국은 다르다. 정상에 6차례나 오른 시카고 불스도 이미 톡톡히 경험을 했다. 1998년 마이클 조든의 은퇴 이후 승률 5할 이상을 만들며 플레이오프에 다시 올라서는 데 6년이 걸렸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도 1992년 배리 본즈가 FA로 팀을 떠난 뒤 플레이오프 진출은 고사하고 18년 연속 승률 5할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팀을 정상에 올려놓기는 힘들어도 망가지는 것은 잠깐이다. 미국 프로구단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주고 슈퍼스타를 확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문상열 기자 moonsytexas@hotmail.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