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심영성 “1년악몽 뚫고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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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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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교통사고 해외진출 꿈 물거품
이악문 재활 1년…내달 팀훈련 합류
“조급함은 없다…후반기 복귀 목표”

제주 유나이티드 심영성.
제주 유나이티드 심영성.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심영성(24·사진)은 3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재활 중인 그는 3월에 제주로 내려가 팀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라운드 복귀도 아닌 고작 팀 훈련 합류를 이처럼 반길 정도로 부상은 컸고 상처는 깊었다. 1년 전인 2010년 1월 늦은 밤, 운전 중 깜빡 졸다가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슬개골 완전 파열.

잠깐의 방심에 인생이 바뀌었다. “그 때 기억은 아직도 가물가물해요. 글쎄요, 그 기억이 생생하다면 제가 지난 1년을 버틸 수 있었을까요.”

그만큼 악몽 같던 순간이었다. 사고는 많은 걸 앗아갔다. 당시 심영성은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러시아 등 해외리그를 알아보고 있었다. 어느 리그 어느 팀이든 도전해서 자신의 가치를 당당히 평가받고 싶었지만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그해 8월 또 한 번 시련이 닥쳤다. 폐암으로 고생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목발을 짚은 채로 어머니 임종을 지켜본 그는 불효자 중의 불효자였다.

반 년 사이 두 차례나 찾아온 거센 시련. 그러나 포기할 순 없었다. 수술 후 강원도 평창의 한 재활센터에서 이를 악물고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다. 고독한 싸움이었지만 그라운드를 다시 밟겠다는 희망에 모든 걸 걸었다.

다행히 몸은 많이 회복됐다. 얼마 전부터는 볼도 만질 수 있고 킥 연습도 가능하다. 전력질주나 턴 등 무리한 동작은 아직 금물이지만 3월에 팀 훈련에 합류해도 좋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나는 듯이 기뻤다.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신영록을 영입한 제주도 심영성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심영성과 신영록은 2007년 캐나다 U-20 월드컵에서 부동의 투 톱으로 활약했다.

신영록은 제주 입단 직후 심영성에게 전화를 걸어 “형, 빨리 돌아오라”며 재촉했다. S-S 라인이 가동될 준비를 마쳤다.

심영성은 복귀시기를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단 전반기 막판이나 후반기 경기에 뛰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섣불리 했다가 더 악화되는 우를 범하지 않을래요. 완벽한 몸일 때 복귀하겠습니다.” 작년 제주 돌풍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팀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뿌듯하면서도 그 안에 자신의 모습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한없이 서글퍼졌다. 지난 1년의 아픔과 설움을 깨끗하게 털어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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