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대타로 얻은 코트 행운 “신인왕? 최선다하는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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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7일 07시 00분


팀 고비 때마다 승리 이끌어
“내 롤모델은 장병철 선배님”

김정환. 스포츠동아DB
김정환. 스포츠동아DB
“장병철 선배님을 닮고 싶다.”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에는 뛰어난 신인들이 많다. 우리캐피탈 라이트 김정환(22)도 돌풍의 주역 중 한 명이다. 김정환은 신인 드래프트 때 2라운드 5순위(전체 11순위)로 지명돼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활약상은 기대 이상이다. 현재 후위공격 1위에 득점 10위다.

학창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전통의 명문 송산중 출신으로 은사와의 의리를 위해 상대적으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영생고를 택했다. 당시 한양대학교 감독으로 김정환을 유심히 봤던 신춘삼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팀장은 “(김정환)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다 했다. 배구 센스가 정말 뛰어났다”고 기억했다.

196cm에 왼손잡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드래프트에서는 외면을 받았다. 우리캐피탈에서도 처음에는 최귀엽의 백업이었다. 그러나 시즌 개막전에서 최귀엽이 부상을 당했고 김정환이 깜짝 대타로 나서 대박을 터뜨렸다.

김정환은 최근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작년 12월 28일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오른 발목 부상을 당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오른 발목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고 2때 청소년대표팀 연습 도중 인대가 파열됐고 대학교 2학년 때도 같은 부위에 또 칼을 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행스럽게도 가벼운 염좌 수준이었다. 김정환은 1주일 만인 1월 4일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복귀해 9점을 올리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롤 모델은 삼성화재에서 활약하다 지난 해 은퇴한 라이트 장병철이다.

“키는 크지 않아도 코스를 공략하는 데 능하고 상대 블로커를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함을 닮고 싶다.” 신인왕 욕심보다 일단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이는 게 먼저다.

“우리캐피탈에 와서 다행이다. 외국인선수들 때문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줄 알았는데 큰 행운이다. 신인왕도 타고 싶지만 아직 리그가 많이 남아있다. 경기 이기고 잘 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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