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홍석만 金’… 외교압박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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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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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 찾아 부당성 호소… 윤석용 회장, IPC에 항의… IPC 인정에 결국 조직위 무릎

금메달 박탈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휠체어육상 황제’ 홍석만(35·제주장애인체육회·사진)은 14일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 육상 남자 800m(T53등급)에서 금메달을 따고 몇 시간 뒤 재심사를 거쳐 장애가 덜한 T54등급을 받았다.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APC) 대회조직위원회는 다음 날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를 일본의 히로미치 준으로 바꿨다.

빼앗긴 메달을 되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국이 항의했지만 조직위는 근거가 될 만한 문서 하나 내놓지 않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은 16일부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조직위의 결정이 규정에 어긋났다는 공문을 관계자들을 일일이 방문한 뒤 전달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윤석용 회장이 17일 사비에르 곤살레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사무총장을 직접 만나 항의하면서 한국의 노력은 결실을 봤다. 항의를 받아들인 IPC가 홍석만의 금메달을 인정하는 문서를 18일 보냈다. “메달을 반납하지 않으면 출국을 불허하겠다”고 했던 조직위도 규정에 따라 상위 기구인 IPC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홍석만은 “금메달을 땄을 때도 이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열린 제2차 APC 정기총회에서 한국은 집행위원 14명 중 3명을 배출해 AP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와 함께 최다 집행위원 보유국이 됐다.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한국 장애인 스포츠 외교가 궤도에 올랐다. IPC에서도 한국의 면담 요청을 즉각 받아들일 정도다. 홍석만의 메달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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