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리드오프 히터(1번타자)] ‘NO1’ 1번…정-박 가을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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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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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2타점 2루타 등 절정의 타격감
박한이 2루타 세개…10회엔 고의4구도

밥상 잘 차리고 찬스선 해결사 역할까지
1번타자 화력대결에 투수들은 진땀만

두산 1번타자 정수빈-삼성 1번타자 박한이.
두산 1번타자 정수빈-삼성 1번타자 박한이.
○리드오프 히터(Lead off Hitter·1번타자)

‘리드오프(Lead off)’는 ‘개시’, 혹은 ‘착수’라는 뜻이다. 권투에서는 선제공격(선제타)을 의미하는데, 야구에서는 ‘1번타자’를 뜻한다. 정확하게는 ‘리드오프 히터’지만 이를 줄여서 ‘리드오프’라고도 한다. 즉, 각 팀 라인업의 첫 타자가 1번타자다. 이들에게 요구되는 전통적인 덕목은 높은 출루율. 여기에 도루능력이 가미되면 금상첨화다. 국내에서 흔히 1번타자를 ‘톱타자’로 부르지만 ‘톱타자’는 국적불명의 용어다. ‘톱히터(Top Hitter)’라는 용어는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도 없으며, 일본에서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리드오프 시리즈


플레이오프(PO) 3차전은 초반부터 양팀 1번타자의 맹활약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삼성 박한이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익선상 2루타로 나가며 선취득점을 올렸다. 이는 준PO에서 호투를 거듭한 상대선발 김선우에 대한 동료타자들의 부담감을 지우는 동시에 자신감을 얻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삼성이 1회초 3점을 먼저 뽑는 시발탄이었다. 박한이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오른쪽으로 2루타를 날리며 팀의 4번째 득점을 올렸고, 5-6으로 따라붙은 8회 2사1루 찬스에서는 좌중간 동점 2루타를 날렸다. 급기야 연장 10회초 2사 2루에서 상대가 고의4구를 선택할 정도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PO에서 본격적으로 두산 1번타자를 꿰찬 정수빈의 활약도 이에 못지않았다. 1회말 우전안타를 때린 그는 2회 투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2-4로 뒤진 4회말 2타점짜리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역전득점까지 올렸다. 6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볼넷을 고른 뒤 팀의 6번째 득점. 이날 엎치락뒤치락하는 명승부 속에는 양팀 1번타자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준PO부터 올해 가을잔치는 그야말로 ‘1번타자 시리즈’로 불릴 만하다. 비록 준PO에서 탈락했지만 롯데 김주찬도 20타수 9안타(타율 0.450), 6득점, 출루율 0.522로 제몫은 다했다.

두산 이종욱은 준PO에서 4경기에 1번타자로 출장해 18타수 9안타를 기록했다. 3번타자로 나선 3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 PO에서 이종욱이 3번으로 들어가며 두산의 리드오프로 선택된 정수빈은 1차전에서 볼넷만 3개를 골랐다. 2차전에서 3회초 희생플라이로 선취타점을 올리면서 6회초에는 2루수쪽 기습번트 안타로 3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 박한이는 1차전 8회말 결승 3점홈런 포함 2안타 1볼넷, 2차전에서도 안타는 1개였지만 직선타를 포함해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각팀 1번타자들이 맹활약하면서 선발투수들이 고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불펜싸움으로 치닫는 것도 바로 1번타자들이 끊임없이 출루하고, 찬스에서 해결사로 나서기 때문이다.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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