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감독 경질 초강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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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0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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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8경기 연속 무승(2무6패)의 포항 스틸러스가 감독 경질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포항은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물어 레모스 감독을 경질했다”고 10일 밝혔다. 레모스는 계약기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놓게 됐다. 포항은 12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원정경기부터 박창현 수석코치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한다.

시즌 도중 감독이 하차하는 경우 ‘사임했다’고 발표하는 게 일반적인데 포항은 ‘경질’이라는 강경한 단어를 썼다. 구단에서 경질할 경우에는 잔여연봉을 지급하고 사임할 때는 양 측 합의에 따라 모두 주지 않는 게 관례. 그러나 포항은 ‘경질’하면서도 잔여연봉은 지급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포항은 1월 레모스와 계약을 맺을 때 ‘성적이 부진하면 합의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는 옵션 조항을 넣었다. 전임 파리아스 감독과도 2005년 계약을 맺을 때 ‘6연패를 할 경우 교체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했다가 재계약하면서 이를 없앴다. 레모스의 경우 ’6연패‘와 같은 구체적인 기준까지는 아니어도 구단 의지에 따라 감독을 교체할 수 있는 여지를 뒀다.

포항 관계자는 “승리를 못한 것보다 팬들에게 사랑받는 포항 만의 화끈한 축구를 보이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그 동안 지켜봤지만 달라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경질이라는 단어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 달라. 상호 합의하에 그만둔 것으로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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