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야, 놀자!] ② 이종구 본부장이 말하는 ‘비전’…“청소년들도 말∼달리자∼”

  • Array
  • 입력 2010년 4월 23일 07시 00분


코멘트

전국민 말타기 운동에 총 17억 투입
체험대상, 학생·농어촌 지역에 초점

접근성 편리한 민간 승마장과 연계
승마인구 확대로 말산업 발전 목표

한국마사회 이종구 말산업본부장이 2010년 ‘전국민 말타기 운동’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이종구 말산업본부장이 2010년 ‘전국민 말타기 운동’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승마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국마사회 이종구 말산업본부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2009년 시범사업으로 벌인 ‘전국민 말타기 운동’을 2010년 확대하는 비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승마에 대한 분명한 관심과 수요가 있고, 이를 충족시키는 게 한국마사회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총 17억원의 예산을 전국민 말타기 운동에 투입할 계획이다.

“작년에 해보니까 강습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수도권에서는 수요가 특히 많아 경쟁률이 4대 1 이상 될 정도였죠. 그걸 보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2009년 일반인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면, 2010년은 목표를 좀더 분명히 했다. 청소년과 학생으로 맞춘 것.

어린 나이에 말과 접촉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도 승마를 한다는 선진국의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일반인 승마 스쿨도 가급적 아이들과 부모, 어린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하는 걸로 할 계획이다. 접근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의 학생 대상으로 별도 승마 스쿨도 연다. 이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뭘까.

“일반인들이 승마에 대한 갖는 개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돈 있는 사람이 하는 운동이라 시도하는 것조차 어렵게 생각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잘못하다 떨어지면 위험한 운동이라는 거죠. 그런데 승마는 결코 비싼 운동이 아니에요. 한 번에 5만원이면 탈 수 있고, 50만원만 투자하면 매일 할 수도 있어요. 초보자가 다치는 일도 거의 없고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말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승마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거죠.”

아직 국내 승마 현실은 열악하다. 생산도 없고, 제대로 된 승마장도 많지 않고, 시설도 별로 없다. 경마는 큰 수요와 규모를 갖고 있는데 승마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말 산업은 경마가 다가 아니다. 말을 좋아하고, 타는 사람이 늘어나야 말에 대한 수요도 늘고, 결국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

승마를 통해 국민들이 말에 대한 친숙함을 느껴야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게 이 본부장의 믿음이다.

○프랑스 독일 수준 승마 동호인 양성 목표


사실 전국민 말타기 운동은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비용을 공기업에서 대부분 지원해 승마 문화를 확산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승마 선진국인 독일과 프랑스에서 승마 인구가 정체 상태에 들어가자 학생을 타깃으로 방과 후 체육으로 승마 체험을 시킨 사례는 있지만 이번처럼 폭 넓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 대단한 투자다.

“프랑스와 독일처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승마 인구가 각각 150만명과 170만명이에요. 인구 비례로 보면 전 국민의 2.3%와 2.1%가 승마를 즐기죠. 우리나라는 현재 2만 명 정도가 승마를 즐기는 걸로 추산하는데 수치를 100만 명 정도까지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전국민 말타기 운동은 전국 민간 승마장과 연계해 진행된다. 사는 곳에 가까운 승마장을 찾아가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올해는 전국 76개 승마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는 엄격한 실사를 통해 안전시설, 자격 있는 교관 채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합격한 승마장만을 대상으로 했다.

“전국민 말타기 운동에 참여하려는 민간 승마장의 열의도 상당해요. 올해도 92개 승마장에서 신청이 들어왔어요. 수익 확대가 되고, 홍보가 되니까요. 민간 승마장에서 열심히 하면 이게 또 승마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거죠.”

2009년 승마 강습을 받고 재등록한 사람의 비율은 12%. 희망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강습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승마를 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런 식으로 몇 해 지나면 승마 인구가 분명히 확대될 거라 믿습니다.”

2010년 전국민 말타기 운동에 참여하는 5000여명의 승마체험 지원자들은 19일부터 승마장 스케줄에 맞춰 8일 간의 승마 강습에 들어갔다.

과천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