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깔끔투… “찬호는 승리조 이닝 이터<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4월 15일 07시 00분


LA에인절스전 2안타 1실점 호투
이기는 경기 등판 2∼3회 책임져

지난 2월 뒤늦게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37)의 향후 진로는 국내 언론에 두 가지로 비쳐졌다.

첫째는 개막전 25인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박찬호는 개런티 계약을 했지만 양키스 구단으로선 연봉 120만 달러는 언제든 내칠 수 있는 작은 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셋업맨이 가능할지 여부였다. 시범경기 호투로 개막전 엔트리 진입은 일찌감치 결정됐던 터. 셋업맨은 마무리의 경기 매조지에 앞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투수로 8회 등판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박찬호는 이 역할을 하지 않았다. 조바 챔벌레인이 8회 셋업맨이다.

박찬호는 14일(한국시간) 양키스의 홈개막 LA 에인절스전에 등판했다. 5-0으로 앞선 상황에서 선발 앤디 페티트에 이어 7회 등판한 박찬호는 2이닝 동안 2안타(1홈런) 1탈삼진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박찬호는 현재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방어율 4.76을 기록하고 있다. 3경기 등판 과정을 보면 박찬호는 양키스 불펜의 ‘이닝 이터(승패와 상관없이 많은 투구이닝을 책임지는 투수)’ 격이다. 데뷔전에서 0.2이닝으로 패전을 맛본 뒤 둘째 경기 3이닝, 이날 2이닝 피칭을 했다. 현재 5.2이닝 6안타(2홈런) 3탈삼진 4실점(3자책)이다. 양키스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긴 이닝을 책임졌다.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이 박찬호에게 긴 이닝을 책임지게 하고 있는 점이 초반 특징이다. 물론 투구수가 적어 보스턴, LA 에인절스전에서 3이닝, 2이닝을 던졌지만 박찬호의 투구 스타일도 무시할 수 없다. 연투는 가급적 피하고 긴 이닝으로 다른 불펜투수들에게 휴식을 취하게 하는 식이다. 선발투수가 조기에 무너져 등판하는 롱맨과는 다른 차원이다. 이기는 경기에 투입되고 있다.

이날 에인절스전에서도 36개(스트라이크 26개)를 던졌다. 연투는 어렵다. 지난 오프시즌 박찬호와 필라델피아의 협상이 결렬된 뒤 찰리 매뉴얼 감독은 “박찬호는 연투가 어렵다”고 말해 운신의 폭을 좁게 한 적이 있다. 지라디 감독의 초반 박찬호 운용은 매뉴얼 감독의 말을 따르는 분위기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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