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이 사람]‘스케이트 날갈이’는 금메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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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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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출신 오세종-김동민 씨 현지서 후배 뒷바라지

‘날갈이’를 아시나요?

한국이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를 석권하면서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데는 ‘보이지 않는 손’의 기여가 컸다. 그 주인공은 스케이트 날을 가는 것을 포함해 선수들의 스케이트화를 정비해 주는 2명의 전문가로,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오세종 씨(사진)와 쇼트트랙 대표팀 출신의 김동민 씨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이번 대회에 이들과 동행한 건 4년 전 토리노 대회 때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 이강석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경기 시작 1시간 30분을 앞두고 발목을 단단히 고정해 주는 스케이트화 윗부분 끈이 끊어져 버린 것. 다급해진 이강석은 경기장 인근에 있던 스케이트숍을 어렵사리 찾아 가까스로 정비를 마쳤다. 하지만 컨디션 조절에 쏟았어야 할 시간을 스케이트화 정비에 허비하고 말았다. 4년 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빙상연맹은 전문가를 모셨고 이번 대회에서 효과를 봤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의 빙질과 온도에 맞춰 스케이트화의 날을 조금씩 손질한다. 일반인들은 느끼기 힘들지만 예민한 선수들은 날의 미세한 차이에도 경기력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 토리노 대회까지는 선수들이 직접 스케이트화의 날을 갈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날을 갈면 정비 전문가들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몸을 푸는 시간도 빼앗기게 된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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