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런 한일전을 승리로 이끌어서인지 동아시아선수권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표정은 후련해 보였다. 그러나 대회 총평에 대한 질문에는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냈다.
“대회 우승을 못해 일단 팬들에게 죄송하다. 그러나 우리의 최종 목표는 월드컵이고 지금은 이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히딩크 감독처럼 하루에 얼마만큼 나아지고 있다고 표현은 안 하겠다. 그러나 분명 이번 대회를 통해 나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허 감독은 “골키퍼에서부터 수비, 미드필드, 공격에 이르기까지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공격조합은 단순히 공격 뿐 아니라 미드필더와 수비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런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며 좀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큰 틀을 강조했다.
몇몇 선수들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경쟁 구도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골키퍼 포지션이 상당히 중요하다. 본선에서 더 잘 할 수 있도록 (이)운재도 좀 더 심기일전해야 한다. 또한 미드필더도 김정우와 기성용만으로도 아직 부족하다.”
허 감독은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 정예멤버를 가동하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이에 대해 “(이번 대회를 통해 베스트 멤버에 대한) 구상은 어느 정도 마쳤다. 본선까지 시간이 별로 없으니 그 때는 실전처럼 경기를 하겠다. 박살이 나더라도 직접 부딪혀 봐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협회는 22일 경 코트디부아르전 최종명단을 발표한 뒤 28일 선수들을 소집할 계획이다.
김포공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