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오노, 한국 선수와의 악연 언제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5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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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미국 쇼트트랙 선수 아폴로 안톤 오노(28·미국)는 국내 팬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1500m 결선에서 나온 할리우드 액션이다. 당시 김동성은 가장 먼저 결승전을 통과했으나 오노는 반칙을 당했다는 과장된 몸짓을 보였고, 심판진은 김동성에게 실격을 선언했다. 금메달은 결국 2위로 골인한 오노에게 돌아갔다. 이 사건은 한국 팬들의 공분을 일으켰고 그 해 열린 축구 월드컵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안정환이 골을 넣은 뒤 오노의 액션을 그대로 따라한 골 세리머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8년 만에 오노가 다시 구설에 올랐다. 오노는 14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열린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자 1500m 결선에서 골인 직전 앞서가던 성시백과 이호석이 부딪혀 넘어지는 바람에 행운의 은메달을 차지했다. 오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솔트레이트시티 때처럼 또 다른 실격이 나오기 기대했다"며 한국 팬들의 안타까움에 불을 지피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 술 더 떠 오노는 15일 시애틀 포스트 인텔리전서와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의 방해가 없었다면 금메달을 딸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오노는 "한국 선수 중 한 명을 인코스로 추월하려 했는데 그 선수가 왼손으로 나를 막는 바람에 속도가 줄었다"며 "나는 한 번도 다른 선수의 팔이나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잡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금메달을 딴 이정수는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오노의 몸싸움이 심했다. 시상대에 올라와서는 안 될 선수다. 심판이 못 보면 반칙이 아니라지만 팔을 너무 심하게 썼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노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는 "이정수의 금메달 축하. 동메달을 딴 JR(셀스키)는 정말 축하. 와, 한국 선수들은 언제나처럼 강했다"고 썼다. 오노는 이날 은메달로 통산 6개의 메달(금2, 은2, 동2)을 따내 올림픽 3연패를 한 빙상 여제 보니 블레어(46)와 함께 미국인으로 겨울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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