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은 토론토에 있는데… “연아 김 찾아라” 외신 취재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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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는 아직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 중이다. 20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가 열리는 밴쿠버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직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밴쿠버 메인프레스센터는 김연아에 대한 궁금증과 열기로 가득하다.

한국 기자들은 미국 일본 등 외국 기자들의 단골 취재 대상이다. “김연아는 언제 도착하나”, “현재 무엇을 하고 있나” 등 시시콜콜한 질문을 퍼부어댔다.

○ 올림픽 여주인공은 단연 김연아

올림픽 개막을 맞아 외신들이 연일 올림픽 특집기사를 게재하고 있는 가운데 김연아에 관한 기사는 어디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겨울올림픽 특집판 12면 중 2개 지면에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점프’ 장면을 16장의 연속사진으로 실었다. 김연아에 대해 “현재 세계를 지배하는 챔피언”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LA타임스도 이날 인터넷판에 ‘김연아는 한국의 모든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김연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함께 김연아의 우상이었던 미셸 콴의 평가에 대해 소상하게 소개했다.

○ 숙소-일정 ‘007 보안’

20일 밴쿠버에 도착하는 김연아의 숙소와 일정 등은 철저한 보안 속에 베일에 싸여 있다. 당초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간단한 인터뷰를 하기로 했지만 많은 취재진이 몰릴 것을 우려해 취소됐다. 김연아는 선수촌이 아닌 시내의 한 호텔에서 머물 계획이다. 하지만 어떤 호텔에 머물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기가 열리는 퍼시픽 콜리시움 경기장과 훈련장을 오갈 때도 대한체육회가 제공하는 차량을 타고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관계자는 “김연아의 일정과 숙소를 알려달라는 국내외 언론사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심리적 안정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아는 공식훈련 뒤 기자회견장에서만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 전문가들 “우승은 연아” 당연시

밴쿠버에서 김연아의 금메달을 의심하는 사람은 현재 거의 없다. 피겨 전문가들은 1위는 김연아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치열해질 2, 3위 싸움을 하이라이트로 예상하고 있다. 2위 자리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20)와 안도 미키(23), 캐나다의 조아니 로셰트(24)가 다툴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긴장… 초조… 선수들 훈련 끝나면 방콕▼

“잘 지내고 있죠?”

12일 캐나다 밴쿠버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 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서울시청)이 훈련을 마친 뒤 기자에게 대뜸 안부를 물었다. 16일 남자 500m 경기를 앞두고 긴장해 있을 선수의 입에서 나오기 힘든 말이었다.

빙상장의 남북 선수들밴쿠버 겨울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에서 북한의 고현숙(왼쪽)이 훈련하다 한국 여자 선수들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북한은 고현숙(스피드스케이팅)과 리성철(피겨) 등 2명의 선수만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리치먼드=박영대 기자
빙상장의 남북 선수들
밴쿠버 겨울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에서 북한의 고현숙(왼쪽)이 훈련하다 한국 여자 선수들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북한은 고현숙(스피드스케이팅)과 리성철(피겨) 등 2명의 선수만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리치먼드=박영대 기자
결전의 날이 다가올수록 경기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의 긴장감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선수는 “선수들끼리 경기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겉으로는 태연해 보여도 긴장하거나 초조해하는 마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긴장감 속에서 선수들은 매일 일정대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훈련을 하고 싶다고 마음껏 할 수는 없다. 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VANOC)가 정한 공식훈련 시간에만 실전 훈련이 가능하다. 1, 2시간의 실전훈련 외에 선수들은 보통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거나 물리치료를 받는다.

훈련에 관계된 모든 활동을 하고도 남는 시간에 선수들은 대부분 방에서 휴식을 취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은 숙소에 들어오면 자신의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 얼굴을 보기도 힘들 정도다”라고 밝혔다. 선수들이 방에서 하는 일은 보통 독서와 웹서핑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한국체대)은 “방에서 침대에 누워 책을 보거나 가져온 컴퓨터를 꺼내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을 한다”고 말했다. 훈련시간에 집중적으로 빙판을 달리는 쇼트트랙 선수들도 방에서 두문불출하며 휴식을 취한다.

스노보드의 김호준(한국체대)은 “선수들이 예민해져 있는 때라서 최대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숫자로 본 겨울올림픽▼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1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17일간 열전을 치른다. 한국은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을 비롯해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노리고 있다. 어느 대회보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번 올림픽을 숫자로 풀어봤다.

[0] 캐나다 안방서 NO금메달

개최국인 캐나다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과 1988년 캘거리 겨울올림픽 등 두 번의 올림픽을 유치했지만 안방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1] 한국 1992년 대회서 첫 메달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전까지 겨울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김윤만은 알베르빌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겨울올림픽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같은 대회 쇼트트랙의 김기훈이다.

[5] 美 하이든 한 대회 첫 5관왕

스피드스케이팅 에릭 하이든(미국)은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에서 5관왕에 올랐다. 겨울올림픽 한 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하이든이 유일하다. 이와 함께 쇼트트랙 이규혁은 이번이 5번째 올림픽이다.

[8] 노르웨이 델리 금메달 8개

노르웨이의 크로스컨트리 황제 비에른 델리는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8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나가노에서 금 3개와 은 1개, 1992년 알베르빌에서 금 2개와 은 2개을 땄고 1994년 릴레함메르에서는 금 3개, 은 1개를 목에 걸었다.

[11] 러 피겨페어 11회연속 金

러시아는 1964년 인스브루크 대회부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까지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11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 국가가 특정 종목을 11연패한 것은 최고 기록이다.



▲동영상 = 김연아의 강인한 도전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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