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김택수-유남규의 ‘같은 듯 다른’ 탁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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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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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유남규 농심삼다수 감독(42)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던 탁구 남자 대표팀 감독에 김택수 대우증권 총감독(40)이 3일 선임됐다.

신임 대표팀 감독 김택수와 전 대표팀 감독 유남규. 두 사람은 한국 탁구의 간판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하지만 둘이 걸어온 탁구 인생과 스타일은 사뭇 달라 종종 비교된다. 향후 남자 대표팀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유 감독은 천부적 탁구 재능으로 20세 때인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단식 정상에 오르는 등 빠른 성공을 맛봤지만 적지 않은 부침이 있었다. 대표팀 감독 사퇴도 소속팀 내 일부 선수들과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반면 김 감독은 탁구계의 대표적인 노력파.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 단식 정상에 올랐을 때가 큰 대회 첫 우승이지만 1987년부터 2004년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태극마크를 다는 꾸준함을 보였다. 국내에선 최장 대표 경력이다. 꾸준함과 우직함의 상징인 그는 탁구 경력도 벽돌을 쌓듯 느리지만 튼튼하게 쌓아 올렸다.

차를 자주 바꾸며 스피드와 거친 운전을 즐기는 유 감독이 기분파라면 김 감독은 차의 스피드보다 연비를 먼저 따지는 실속파다. 지도 스타일도 유 감독이 경기 중 순간순간의 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데 발군이라면 김 감독은 대회를 치르기까지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부분에서 뛰어나다.

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대해 “어깨가 무겁다”고 입을 연 김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리더십을 펼쳐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택수호’가 최근 침체된 한국 남자 탁구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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