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SK에 복수해줘”…두산은 KIA편?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7시 30분


21일 KIA 선수들이 5차전에 대비한 훈련을 위해 잠실구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텅 비어 적막감마저 감돌던 구장에 갑자기 활기가 넘치며 여기저기서 “KIA 이겨라”, “어제 진짜 아까웠다”는 말이 터졌다. 덕아웃 한 쪽에서는 박수까지 나왔다. 일반 관중의 출입이 통제된 상황에서 터진 환호와 응원이기 때문에 절로 시선이 쏠렸다. 다름 아니라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던 두산 구단 직원들.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해 1루 덕아웃을 KIA에 내줘야 하기에 서운하고 속상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정반대. 두산 선수들을 바라볼 때와 다름없는 따뜻한 표정으로 KIA 선수들을 응원했다. 다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악연을 이어간 SK에게 KIA가 복수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

한 직원은 KIA 선수들을 바라보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빨리 웨이트(트레이닝)실 문 열어줘야겠어요. KIA 선수들 맘껏 운동할 수 있게 해야죠”라고 웃으며 SK에 대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자 다른 직원은 한술 더 떠 “에이, 웨이트실로 되겠어요? 라커룸도 열어줘야죠”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규정상 혹은 SK가 ‘눈치 보여’ 실제로 라커룸을 제공할 수는 없지만 KIA에게 아낌없이 다 주고 싶은 두산의 마음이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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