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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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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복식 윌리엄스 자매 우승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28·스위스)는 지난해까지 5년간 US오픈에서 패배를 몰랐다. 5년 연속 정상에 서며 코트를 지배했다. 올해도 자신의 텃밭에서 이렇다 할 저항 없이 결승까지 오르며 40연승을 질주했다. 대부분 그의 6연패를 낙관했다.
그런 페데러가 자신의 왕국에서 무너졌다. 최대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은 무명이나 다름없는 아르헨티나의 신예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1)였다.
세계랭킹 6위 델 포트로는 1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4시간 6분의 풀세트 접전 끝에 세계 1위 페데러에게 3-2(3-6, 7-6, 4-6, 7-6, 6-2)로 역전승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델 포트로는 4강전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제압했다. 이어 상대 전적에서 6전 전패였던 페데러까지 꺾으며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시상식에서 감격의 눈물을 쏟은 그는 1977년 기예르모 빌라스 이후 아르헨티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트로피를 안았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긴장돼 잠도 못 자고 아침 식사도 못 했다”며 “이제 꿈이 이뤄졌다. 메이저대회에서 페데러를 꺾고 우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흥분했다.
23일 생일을 맞는 델 포트로는 우승 상금 185만 달러(약 22억 원)를 받았다. 델 포트로는 198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222km에 이르는 강서브와 스트로크로 페데러의 약점인 백핸드를 집중 공략했다. 1925년 빌 틸던(미국) 이후 첫 6연패이자 통산 16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노렸던 페데러는 심판 판정에 흔들렸고 첫 번째 서브 성공률이 50%까지 떨어진 게 패인이었다.
여자 복식에서는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미국)가 이 대회에서 10년 만에 다시 우승을 합작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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