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축구계 정몽준 회장이면 야구계 정운찬 내정자 있다”

  • 입력 2009년 9월 4일 0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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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타고 경기장 찾는 두산팬 - 야구 즐기는 총리 탄생 기대감

“이제 야구계도 축구의 정몽준 회장 같은 분을 얻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3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두산 덕아웃은 그룹의 경사처럼 반겼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3일 SK전에 앞서 “야구장 짓는데 도움 돼주길 바란다. 축구와 달리 야구는 정부에 얘기할 루트를 몰랐고, 대화 창구가 없었는데 나라일 잘 돼서 야구계에도 도움 주길 바란다”고 기뻐했다.

정 총리 후보자는 서울대 상대 재학시절,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이 기부한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인연이 있어 열렬한 두산 팬을 자임해왔다. 김 감독은 “정 후보자가 안경현 팬이어서 ‘왜 SK로 트레이드 했냐’고 서운하게 여겨서 혼났다”고 비화를 들려줬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미국 프린스턴 대학 유학 시절엔 메이저리그 야구에 심취해 학위가 1년 늦어지기까지 했었다고. 지금도 김 감독이 탄복할 정도로 메이저리그에 조예가 깊다.

가장 최근에도 정 후보자는 8월30일 KIA-두산전을 관람하러 잠실을 찾았다. 2007년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뒤에도 잠실에서 두산경기를 보면서 머리를 식혔다. 수서에 사는 정 후보자는 전철로 야구장을 찾고, 가족과 김밥을 먹으며 야구를 관전한 서민적 풍모로 두산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김 감독은 “나라의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이제 진짜 야구장에 오셔야 된다”고 바람을 말했다. SK 김성근 감독도 ‘야구를 좋아하는’ 총리 탄생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지방구장 시설 개선을 부탁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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