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빚은 파이터… 그의 적은 세월뿐

  • 입력 2009년 6월 25일 02시 55분


■ 종합격투기 절대강자 표도르시대 언제까지

전사의 기개와 타격 능력
냉철함 갖춘 무결점 파이터
전문가들은 말한다
당분간 그의 적수는 없다고

‘영장류 최강’, ‘60억 분의 1’, ‘신이 빚은 격투기 선수’….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종합격투기 절대 강자 표도르 에밀리아넨코(33·러시아)를 일컫는 표현들이다. 표도르의 종합격투기 전적은 30승 1패 1무효. 30번의 승리 중 7번을 KO(TKO 포함)로, 16번을 서브미션으로 이겼다. 판정승은 7번뿐일 만큼 가공할 전투력을 자랑하는 난공불락의 격투기 선수다. 표도르의 유일한 패배도 2000년 12월 링스 킹 오브 킹스 대회 고사카 쓰요시와의 경기에서 고사카가 휘두른 팔꿈치 공격에 눈언저리가 찢어지면서 당한 커트 TKO패여서 사실상 표도르는 진 적이 없는 걸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30승 1패 1무효 가공할 전적

표도르는 기술과 체력, 유연성, 정신력 등 모든 면에서 약점을 찾기가 힘든 ‘무결점 파이터’다. UFC 전문 해설가인 김남훈 위원은 “표도르는 스피드와 파워에 전략가다운 머리까지 갖췄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 전사의 기개와 냉철함까지 갖춘 표도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그가 늙어 노쇠한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동체 시력과 주먹의 빠르기는 감탄할 경지다. 타고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도저히 꺾을 수 없을 것 같은 ‘불패의 이미지’ 또한 표도르가 절대 강자의 위치를 유지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어플릭션 전문 해설가인 엠파이트 이성호 편집장은 “표도르를 상대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덤벼도 이기기 힘든 상대인데 경기 전부터 위축돼 있으면 결과는 보나마나”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순식간에 몸을 날려 중심을 먼저 이동시키면서 밖에서 안으로 휘감아 치는 ‘러시안 훅’과 전광석화처럼 퍼붓는 ‘얼음 파운딩’이 표도르의 필승 전매특허다.

○ 8월 푸른눈의 암살자 바넷과 결투

표도르를 꺾을 상대로는 누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당장은 적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타도 표도르’를 외치는 이들이 있다. 8월 2일 어플릭션3-트롤로지 대회에서 표도르와 맞붙는 ‘푸른 눈의 암살자’ 조시 바넷과 UFC 헤비급 타이틀 보유자 브록 레스너, U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료토 마치다, 그리고 바드르 하리를 실신시켰던 알리스타이르 오버레임 등이 대항마로 손꼽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표도르가 ‘메이저리그’ UFC에서 안 뛰는 이유는▼

절대 강자 표도르 에밀리아넨코는 왜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인 UFC에서 뛰지 않을까

이유는 UFC의 독특한 계약 방식 때문이다. UFC는 다른 대회와 달리 철저한 독점 계약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초상권까지 넘길 것을 요구한다. UFC가 표도르에게 제안한 계약 조건에도 △체급 타이틀을 갖게 되면 패하기 전까지 계약 해지 불가 △패하면 즉시 계약 파기 가능 △경기력이 떨어지면 대전료 삭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의 선수일 뿐 아니라 걸어다니는 격투기 재벌인 표도르로서는 굳이 자존심을 구겨가면서까지 UFC에서 뛸 생각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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