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인사이드 볼파크] 형님들 뒤 이을 젊은포수 어디 없소?

  • 입력 2009년 5월 27일 08시 10분


LG 포수 김정민은 지난해 여름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후배포수 김태군의 전화를 받는다. 김태군이 느꼈던 2군경기의 어려웠던 점과 TV로 보면서 느낀 1군경기의 궁금증을 상담해 주는 시간이다. “당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하더라구요. 나 같으면 20년 선배한테 전화하는 건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얼마전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고 입원중인 김정민에게 김태군은 정말 남다른 후배다. 2007년 은퇴를 하고 스카우트팀에서 일할 때 포수 김태군을 뽑은 게 바로 김정민이었기 때문이다. “항상 1군 주전이 목표다. 선배님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겠다”는 김태군이 얼마나 좋은 포수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국내 프로야구는 지금 30대 후반의 베테랑 포수가 많다. 히어로즈 김동수(42세)와 김정민은 우리 나이로 40세가 넘었고 SK 박경완(38세),롯데 최기문(37세),삼성 진갑용(36세)도 팀내에서 최선참급이다. 한화의 이도형과 신경현, LG 조인성은 35세다. KIA의 김상훈(33세)과 30대 초반인 두산의 최승환, 채상병, 용덕한, 히어로즈 강귀태는 그나마 젊은 편이다. 20대 포수는 롯데 강민호와 SK 정상호, KIA 차일목, 한화 이희근 정도. 20대 주전 포수는 8개구단에서 강민호(사진)가 유일하다.

문제는 몇 년후 베테랑들이 은퇴하고난 뒤 팀의 주전으로 나설 만한 포수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SK 김성근 감독은 “박경완이 있을 때 정상호를 포수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미흡하다”며 걱정하고 있고 한화, LG,히어로즈도 포수 걱정이 크다. 포수는 캐칭부터 송구, 블로킹, 내야리드, 볼배합까지 만능으로 해내야 하는 무척 힘든 자리다. KIA 조범현 감독은 “쌍방울 코치시절 박경완을 포수로 만드는데 3년이 걸렸다. 그것도 눈물이 날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며 “스프링캠프 때는 하루에 블로킹만 500개를 시킨 적도 있다”고 했다.

삼성 진갑용은 고려대를 졸업할 당시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대형포수”라고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아마야구 현실에서는 앞으로 진갑용같은 대형포수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LG 김진철 스카우트 팀장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할 때 포수를 하려고 하는 아이가 거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전문성이 특히 강조되는 포수를 제대로 가르칠 지도자가 없다는 것도 아마야구의 문제점이다.

그나마 올해는 포수랭킹 랭킹 1,2위로 꼽혔던 화순고 포수 신진호와 동산고 최지만이 메이저리그팀과 계약을 맺어 스카우트들을 한숨짓게 했다. 뛰어난 포수는 투수의 능력을 한층 빛나게 해주며 팀에게도 많은 승리를 안겨다 준다. ‘우승을 하려면 좋은 포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야구계의 격언과도 같다. 프로야구 8개구단의 포수 육성이 시급해 보인다. 이렇게 가다가는 몇 년 사이에 용병 포수가 들어올지도 모를 일이다.

야구해설가

꿈이 있는 사람은 걱정이 없다.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도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화보]‘불혹의 포수’ LG 김정민· 히어로즈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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