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감독 “10회 이치로 거르라고 지시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패인은 ‘사인 미스’?
무리한 승부로 결승타 내줘
임창용 “사인 못봐… 실투”


임창용(야쿠르트)은 정말 사인을 못 본 것일까. 아니면 자신감이 지나쳤던 걸까.
김인식 대표팀 감독(한화)은 24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지고 난 뒤 인터뷰에서 “포수 강민호에게 고의 볼넷은 아니더라도 스즈키 이치로에게 좋은 공은 주지 마라는 사인을 보냈는데 왜 임창용이 승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아직 선수 본인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그게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예 고의 볼넷 사인을 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게 후회된다”며 자신을 탓하는 듯한 말도 덧붙였다.
임창용은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2, 3루에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만났다. 아웃 카운트 1개만 남겨 놓고 1루가 비었기 때문에 만루가 돼도 문제는 없었다. 게다가 임창용은 9회 등판하자마자 이치로에게 이미 2루타를 맞은 상태였다.
볼카운트 원 스트라이크 원 볼에서 이치로는 연속 4개의 파울을 날렸다. 임창용의 공이 눈에 익었다는 방증. 하지만 투 스트라이크 투 볼에서 임창용이 던진 8번째 공은 누가 봐도 가운데로 몰렸다. 시속 137km의 스플리터를 이치로는 놓치지 않고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임창용은 경기 뒤 “이치로와 정면 대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긴 했다. 사인을 보지 못했다. 마지막에 던진 공은 실투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인을 봤다는 것인지, 못 봤다는 것인지 헷갈리는 말이다.
사인 미스였든, 정면 승부를 작정하고 던졌지만 가운데로 몰린 실투였든 ‘위대한 도전’의 마지막에 나온 ‘옥에 티’였다.

로스앤젤레스=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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