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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19일 0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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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와 J리그 가와사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예선 2차전이 열린 18일 포항스틸야드. ‘클럽 한일전’을 앞둔 한명희 포항 단장의 표정은 비장했다. 전날(17일) FC 서울과 울산 현대 등 K리그 팀들이 일본 클럽에 내리 무릎을 꿇었기 때문. 더욱이 킥오프 전에 끝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이 일본을 4-1로 꺾고 4강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한 터라 부담은 배가 됐다.
승리한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게 포항 관계자들의 각오. 종교를 떠나 급할 때는 뭔가 의지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날 오전 한 단장은 대구 팔공산에 올랐다. ‘기도한 사람의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갓바위의 영험함을 빌기 위해서다. 한 단장은 2007년 K리그 챔프전, 작년 FA컵 결승전 등 큰 경기를 앞두고 종종 이곳을 찾았고, 효과를 봤다.
850m 산 정상을 두른 화강암으로 조성된 4m 높이의 갓바위 부처님에 다가선 한 단장은 108배를 올리며 승리를 간절히 기원했다. “승점 3을 따면 포항만의 승리는 아니죠. 수원 빼고, 울산과 서울이 졌잖아요. 그것도 안방에서요. 우리가 이겨야 한일 클럽이 2승2패 동률을 이루는데 이 정도 수고쯤은 언제든 감수할 수 있어요.”
포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