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김태균 세계서도 통한다…선구안+인내심+배트컨트롤까지

  • 입력 2009년 3월 12일 07시 46분


SK 김광현이 부러워하는 투수가 KIA 윤석민이라면, 두산 김현수가 부러워하는 타자는 한화 김태균이다. “어떤 구질을 어느 코스로 던져도 대처가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선구안과 인내심, 배트 컨트롤이 가능하니까 될 수 있는 경지다.

흔히 체구만 보고 김태균을 파워히터로 각인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자기 공’을 만들어서 칠 줄 아는 타자가 바로 김태균이다. 당사자 표현을 빌리면 ‘정확하게 콘택트만 되면 파워는 자신있다’는 타격 철학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김태균은 ‘대한민국 4번타자 홈런왕은 세계적으로 통한다’는 증명을 해내고 있다. 한화에서 치던 스타일과 같지만 하나 더 업그레이드된 대목이 ‘노림수’다. 김인식 감독까지 인정하는 부분이다.

김태균은 아시아라운드 4경기에서 전부 타점을 올린 유일한 한국타자다.

이 중 압권은 일본전 두 판이었는데 7일엔 영패를 모면하는 한방, 9일엔 1-0 ‘복수혈전’을 가능케 한 일격이었다. 7일 일본전에선 에이스 마쓰자카를 상대로 1회 2점짜리(비거리 145m) 초대형포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0-3으로 몰린 마쓰자카-조지마 배터리가 142km 높은 직구를 무심코 던지자 김태균은 기다렸다는 듯 풀스윙으로 받아쳤다. 수싸움에서 완벽한 승리였다.

이어 9일 순위결정전에선 4회 일본 선발 이와쿠마의 몸쪽 145km짜리 직구를 절묘하게 잡아당겨 3루수 무라타 옆을 꿰뚫는 결승타로 연결시켰다. 이를 두고 김 감독은 11일 애리조나 캠프에서 가진 기자단 인터뷰에서 “(이와쿠마의) 몸쪽 공은 알고 치지 않으면 대처가 안 되는 볼이었다. 확실히 성장했다. 야구를 읽는 능력이 생겼다”고 평했다.

이승엽이 결정적일 때 한방에 끝냈다면, 김태균은 꾸준히 기대치를 채워주고 있다. 일본기자들이 “김태균은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하면 일본 진출 의사가 있느냐?”라고 물어올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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