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령-첫 골키퍼 MVP 이운재 축구역사 다시 쓰다

  • 입력 2008년 12월 10일 02시 59분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수원 차범근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수원 차범근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독상은 수원 차범근 감독▼

수원 삼성의 수문장 이운재(35)가 올 시즌 프로축구의 왕별이 됐다.

이운재는 9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2008 삼성하우젠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다. K리그 기자단 투표 결과 이운재는 총 93표 중 72표를 얻었다.

1983년 출범한 한국 프로축구에서 골키퍼가 시즌 MVP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 35세인 이운재는 또 2003년 성남 일화의 김도훈(당시 33세)이 세웠던 역대 최고령 MVP 수상 기록도 새로 썼다. MVP 상금은 1000만 원.

이운재는 올 시즌 39경기에 출전해 29실점(경기당 평균 0.74골)을 하며 수원이 컵대회와 리그 우승컵을 잇달아 들어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운재는 1999년과 2002년, 2004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로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서도 수상자로 뽑혔다.

FC 서울의 ‘신형 엔진’ 이승렬(19)은 총 67표를 얻어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선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감독상은 2004년 이후 4년 만에 수원을 다시 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차범근 감독이 수상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부문별 수상자

▽최우수선수상(MVP)=이운재(수원) ▽신인선수상=이승렬(서울) ▽베스트11 GK=이운재 DF=마토(수원) 아디(서울) 박동혁(울산) 최효진(포항) MF=조원희(수원) 이청용 기성용(이상 서울) 김형범(전북) FW=에두(수원) 이근호(대구) ▽감독상=차범근(수원) ▽페어플레이팀=성남 ▽삼성하우젠 베스트팀=성남


▲스포츠레저부 김동욱 기자

▼MVP 이운재 “반성하라는 뜻으로 상 준 것 같아요”▼

“반성하라는 의미에서 상을 주신 것 같아요.”

‘꽃 중의 꽃’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수원 삼성 이운재(35).

그는 시상대에 오르자 목이 메는 듯 헛기침을 한 뒤 소감을 말했다. 통산 4번째로 ‘베스트 11’ 골키퍼 부문을 수상한 그였지만 MVP 수상은 남달랐기 때문.

1년 전 음주파동으로 1년간 대표팀 자격정지 처분을 받고 힘든 시기를 보낸 그는 “팬들과 가족에게 성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동안 속으로 운 적이 많다. 나보다도 가족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감독님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그는 ‘제2의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39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29골만을 허용했다.

특히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그런 그를 눈여겨보고 정지 처분이 풀리자마자 대표팀으로 불러들였다. 그는 보답이라도 하듯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신들린 선방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내년에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죽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스포츠레저부 김동욱 기자

▼신인왕 이승렬 “저를 만들어준 ‘마음속 감독’께 감사”▼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감독님에게 감사드립니다.”

평생에 단 한 번뿐인 프로축구 K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FC 서울 이승렬(19·사진)은 의미심장한 소감을 남겼다.

그는 시상식 뒤에도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저에게는 소중한 감독님이 한 분 계신다. 지금까지 그분이 없었다면 시상대 위에 올라서지도 못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그분이 만들어 주셨다”고 말했다.

올 시즌 31경기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한 그는 신인왕 투표에서 93표 중 67표를 얻어 5명의 후보를 제치고 수상자에 뽑혔다.

신갈고 3학년 때인 2007년 아시아청소년대회 예선에서 그는 4경기 연속 골로 유망주로 손꼽혔다. 고교 졸업 뒤 바로 서울에 2순위로 입단한 그는 세뇰 귀네슈 감독의 눈에 들어 잡은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처음 프로에 와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 준 덕분에 내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박주영 선배도 그랬고 2년차 징크스가 있다고 들었다. 열심히 노력해 이를 반드시 깨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스포츠레저부 김동욱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