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선두 질주…포항 6강 확정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8시 34분


성남, 인천과 무승부 2위 점프…대구 꺾은 전북 6강 희망 ‘모락’

“우리 팀은 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이기는 법만 알고 있다.”

라이벌전에서는 대대로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K리그 최고 라이벌로 꼽히는 서울-수원전도 마찬가지. 작년 4월 8일 수원 신인 하태균은 5만5000여 서울 팬들 앞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해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올해 7월에는 서울 이승렬이 홈에서 결승골을 작렬하며 수원을 침몰시켰다.

29일 빅 버드에서 다시 마주친 두 팀 간 라이벌전에서 또 한 명의 영웅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최근 A대표팀에서 물오른 기량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기성용(19). 기성용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47분, 이청용(20)의 패스가 수비 머리 맞고 흐른 틈을 놓치지 않고 넘어지며 오른 발을 갖다대 상대 골키퍼 이운재의 키를 넘기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순간, 골대 뒤쪽 서울 서포터들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기성용 만세”를 외쳤고, 반대편 골대 쪽의 수원 서포터들은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기성용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너무 좋다.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멀리까지 응원을 와 주신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준 것이 가장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뒤 “빈 공간으로 찔러준 (이)청용이의 패스가 너무 좋았다”며 ‘단짝’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서울 2군 시절부터 함께 고생하며 스타의 꿈을 키워 온 죽마고우. 경기 전 항상 “오늘도 우리 힘으로 하나 만들어보자”고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곤 하는데 나란히 A대표팀에 선발돼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1골을 만든데 이어 가장 극적인 순간에 K리그에서 또 1골을 합작해내며 ‘우정’과 ‘실력’을 겸비한 무서운 콤비로 떠올랐다.

기성용은 마치 캥거루가 뛰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듯한 독특한 세리머니에 대해 “프리미어리그 선수 아데바요르를 평소에 좋아해 그의 세리머니를 한 번 따라해 봤다. 원래 형들과 다 같이 하기로 약속했는데 너무 정신없어서인지 함께 하지는 못했다”고 웃음을 지은 뒤 “이제 2경기가 남은 만큼 우승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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