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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3일 0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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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터 “자랑스럽다…내년 목표는 우승” 격려
롯데 박기혁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강민호와 이대호의 얼굴도 굳었고 주장 조성환은 아쉬움에 고개를 푹 숙였다.
한바탕 꿈이었을까. 올 시즌 돌풍을 몰고 왔던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3연패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11일 경기 후 롯데 벤치에서는 아쉬움과 허탈감이 흘렀다. 8년 만의 가을잔치가 이렇게 빨리, 허무하게 끝날 줄이야.
의기소침해진 선수들에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왔다. 시즌 마지막 미팅이었다.
그는 2분여 동안의 미팅 동안 “너희들이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4번이나 했다.
그는 “1년 내내 잘해 준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시즌 후반에 잘해줘서 우리는 4강에 들었고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실내는 소란스러웠다. 3000여 명의 롯데 팬들이 경기가 끝난 후에도 응원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 로이스터 감독은 손가락으로 위쪽 관중석을 가리켰다.
“팬들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명도 고개 숙이고 나가지 마세요. 저는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감독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한 그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며 끝을 맺었다.
선수들은 주섬주섬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1루 관중석을 메우고 있던 롯데 팬들은 깃발을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선수들을 반겼다.
하지만 카림 가르시아와 페르난도 아로요 코치만 손을 들어 화답했을 뿐 대부분의 국내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로이스터 감독은 2주간 쉬라고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그는 “내년은 우승”이라며 목표를 올려 잡았다.
대구=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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