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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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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충남 공주종합운동장에 가면 그를 만날 수 있다.
그는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동아일보 2008백제마라톤(충남도, 공주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에 나온다.
선수로서가 아니라 팬 사인회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충남 홍보대사를 맡은 그가 충청지역 최고의 마라톤 축제를 빛내기 위해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나타나는 것.
베이징 올림픽에서 2시간17분56초로 28위를 한 이봉주는 “마지막 올림픽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나이를 속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에서 2시간12분39초로 은메달을 땄을 때 그는 26세였다.
한국에 돌아온 뒤 이봉주는 은사인 삼성전자 오인환 감독과 상의한 끝에 선수생활을 그만두기로 했다. 당장은 아니다.
소속팀과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했다. 내년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더 뛸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가을 대회가 은퇴 무대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공식 기록상 이봉주가 풀코스를 완주한 대회는 37개다. 두 번 더 뛰면 39세에 꼭 39번 완주를 하게 된다.
“선수생활을 마친 뒤에는 어학 실력을 키워 미국이나 캐나다로 유학을 가고 싶어요. 육상 선진국의 훈련 시스템을 직접 보고 연구해 나중에 한국 육상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은퇴를 결심했지만 이봉주는 요즘도 매일 뛴다. 집과 가까운 소속팀 훈련장을 출퇴근하며 오전 70분, 오후 70분씩 뛴다. 오 감독은 “가볍게 조깅하는 수준”이라고 했지만 그것만 해도 30km 거리가 넘는다.
이봉주는 다음 주부터 내년 시즌을 대비해 웨이트트레이닝과 크로스컨트리운동을 다시 시작한다. 1990년 첫 풀코스 완주 이후 마라토너로 살아 온 그는 화려한 마지막 시즌을 꿈꾸고 있다.
“마라톤은 도전이에요. 자신에 대한 도전, 새로운 코스에 대한 도전. 마스터스 여러분, 무리하지 마시고 즐겁게 달리세요. 즐거운 도전이 될 수 있도록….”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