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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2일 0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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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대신 맥주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미리 샴페인을 터뜨리면 정작 가장 큰 대사를 앞두고 ‘김이 샐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SK가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르며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한국시리즈(KS)에 직행, 2년 연속 KS 우승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SK는 21일 문학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김광현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4회 최정의 결승 1점 홈런, 5회 김재현의 추가적시타 등으로 2-1 승리를 거두고, 77승37패 승률 0.675로 2위 두산에 무려 11.5게임 앞선 채 KS 직행 티켓을 따냈다. 121경기만에 1위를 확정했던 지난해보다 7경기 적은 114게임만에 따낸 알찬 열매였다. 시즌 6번째 경기였던 4월 4일 문학 두산전 승리 이후 단 한 차례도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고, 4월 20일 잠실 두산전 승리 이후 155일간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순도 100%의 무결점 페넌트레이스 1위’였다.
지난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던 김성근 감독은 또 한번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르면서 이미 명장 반열에 오른 ‘야구의 신’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신영철 사장은 올 시즌이 끝나면 2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김 감독에 대해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김성근 감독은 “다른 팀에 몸 담았을 때와 달리 조급함이 없어졌다”며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을 피력한 뒤 “지난해 SK가 관리야구였다면 올해는 자율야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야구 속에서 왜 야구를 하는지를 알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고생하고 땀 흘리면서 불만이 있었는데 올해는 불만 없이 스스로 왜 고생해야 하는지를 안다”고 페넌트레이스 2년 연속 1위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철저히 준비를 한 덕이다”고 자평한 김 감독은 “2군 선수들을 1군 수준으로 키우면서 부상 변수가 발생했을 때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준비했다. 만족하면서 지낸 적은 없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위를 할 수 있었던 건 그 힘이 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한 ‘괴물 에이스’ 김광현은 이날 승리를 따내며 시즌 15승(4패)을 마크, 공동 2위(한화 류현진·KIA 윤석민·이상 13승)에 2승 앞서 다승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아울러 방어율 2.55로 현재 2군에 머물고 있는 윤석민(2.44)에 바짝 다가서고, 탈삼진 130개로 류현진(134개)을 4개 차로 위협하면서 2006년 류현진 이후 2년만에 ‘트리플 크라운’ 탄생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SK선수단 말·말·말
○김성근 감독=헹가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받고 오늘도 받아봤는데 역시 밸런스가 안 맞는 것 같다. 불안했다.
○신영철 사장=2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전국에 계신 인천SK팬들 덕분이다. 한국시리즈에서 반드시 우승해 명실상부한 명문구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김원형(주장)=2연패가 상당히 기쁘다. 그러나 오늘 (이)호준이가 트로피를 받았어야하는데 호준이가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김광현=내가 SK에 입단하고 나서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우승을 확정하는 게임에 나서 승리 투수가 돼 더 기쁜 것 같다. 이젠 개인타이틀에도 욕심을 내보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최정=2년 연속으로 우승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큰 영광이다. 큰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