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살아야 ‘Win Win’ ‘누나+남동생’ 환상 복식조 탄생

  • 입력 2008년 9월 10일 09시 03분


이용대는 황유미(25·대교눈높이)와 호흡을 맞췄고, 이효정도 이재진(25·밀양시청), 한상훈과 한조가 됐었다.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해 파트너가 바뀌면서 둘은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김중수 감독이 둘을 맺어준 것은 심리적인 부분 때문이었다.

19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박주봉(44)-라경민(32)조를 비롯해 혼합복식은 남자가 연상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 경우 여자선수가 위축되는 모습을 자주 봐왔다. 누나-동생 조였던 김동문(33)-길영아(38)는 애틀랜타올림픽결승에서 예상을 깨고,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효정은 자기가 리드해야 경기가 잘 풀리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7살 연하의 남동생과 한 조가 되자 플레이가 살았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서로 자존심을 살리기도 어려웠다. 실수가 나와도 티격태격하기보다는 자기 탓을 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이효정은 이경원(28·삼성전기)과 호흡을 맞춘 여자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결승에서는 이효정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네티즌의 악성 댓글이 이어졌다. 이효정은 이경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괜찮다”며 그 글들을 다 읽었다.

“감독님, 쟤가 왜 저러죠?” 이경원도 놀랐다. 혼합복식에서 이효정은 다른 사람이 됐다. 김 감독은 “원래 이효정은 부진을 담아두는 스타일인데, 신기하게도 이번에는 다 털어내고 다음 경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이용대는 정재성과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에서 1회전탈락의 아픔을 겪은 터였다. 어린 동생을 다잡으며 경기에 임해야 하는 책임감이 이효정을 바꿔놓았다. 김 감독은 “일단, 이용대-이효정 조합은 2012년까지 간다”고 했다. 4년 간 둘은 더 강해질 것이다.

수원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수원 |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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