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류시앙 잃은 아픔 저우카이로 달랬다

  • 입력 2008년 8월 20일 10시 53분


중국이 육상 슈퍼스타 류시앙(25)을 잃은 아픔을 체조에서 3관왕을 달성한 저우카이(鄒凱.20)로 달랬다.

저우카이는 19일(한국시간)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체조 철봉 개인 결승에서 안정된 연기를 펼친 끝에 16.200점을 획득, 16.175점을 받은 조너선 호튼(미국)을 0.025점 차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저우카이는 남자 체조 단체전과 마루운동에 이어 철봉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중국선수의 남자 체조 3관왕은 지난 1984년 LA올림픽에서 리닝(중국)이 달성한 이후 2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인들은 18일 심한 충격에 휩싸였다. 13억 중국인의 ‘아이콘’ 류시앙이 남자 110m 허들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이유로 돌연 기권을 선언했기 때문. 2위 미국을 제치고 굳건히 선두를 질주하던 중국인들의 들뜬 가슴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다.

또한 이날 류시앙의 역사적인 역주를 보기 위해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을 찾은 관중들과 현장의 자원 봉사자들 중 상당수는 발목을 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류시앙을 보며 안타까움에 눈물까지 흘렸을 정도다.

좀처럼 ‘류시앙 쇼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처럼 보였던 중국인들은 ‘21세기 체조황제’로 우뚝 선 저우카이로 충격에서 벗어났다. 깊은 슬픔에 잠겨 있던 중국인들을 살린 ‘영웅’이 탄생한 것. 13억 중국인의 ‘아이콘’이 류시앙에서 저우카이로 바뀐 것이다.

각종 메이저급대회에서 우승을 휩쓸며 중국인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류시앙이 정작 홈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 반면, 2년 전부터 기량이 급성장한 저우카이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날개를 폈다.

게다가 저우카이는 류시앙보다 5살이나 어려 앞으로도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중국 언론도 저우카이 띄우기에 한창이다. 중국의 언론과 포털사이트는 그와 관련된 뉴스와 사진으로 가득찼으며, CCTV 등 방송사들도 저우카이의 활약상을 앞다퉈 보도했다.

걸출한 기량, 귀여운 외모, 엄청난 잠재력을 모두 겸비한 저우카이는 류시앙 못지 않은 스포츠스타로 13억 중국인들에게 오랜 시간 기억될 것이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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