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중 발목부상 재발… 내년까지 출전 힘들듯”
13억 중국인의 영웅 류샹(25)이 기권했다. 중국 대륙은 충격에 빠졌다.
18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은 아침부터 북적였다. 오전 경기는 모두 예선이었지만 류상이 출전하는 남자 110m 허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류상이 등장하자 우레 같은 박수가 터졌다. 그러나 응원의 함성은 이내 웅성거림으로 바뀌었다.
류상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12초91로 우승했다. 아프리카계 흑인이 아닌 선수로는 처음 13초 벽을 넘었다. ‘황색 탄환’이라는 별명에는 중국인의 자부심이 한껏 담겨 있었다. 중국인 사상 처음으로 육상 트랙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류샹은 지난해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빛 행진을 이어갔다. 다국적 기업의 올림픽 마케팅도 대부분 그에게 집중될 정도로 류샹은 중국 그 자체였다. 세계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자 중국은 인터뷰를 마련했다.
펑수융 중국 육상대표팀 총감독은 “류샹의 기권은 오른 발목 부상 탓”이라며 “올 시즌은 물론 내년 출전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류샹의 개인 코치인 쑨하이핑 씨는 “류상의 발목은 6, 7년 전부터 문제가 있었는데 16일 훈련 때 통증이 재발했다”며 “2연패에 대한 부담으로 기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샹의 기권으로 빅 매치로 꼽혔던 110m 허들 레이스는 맥이 빠졌다. 이변이 없는 한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22·쿠바)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