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4승 2패… 22년 만에 미국프로농구 정상 탈환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6분


경기장도 감격보스턴이 22년 만에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홈코트인 TD뱅크노스 가든에 축포가 터지고 있다. 선수들은 코트에 몰려 나와 우승의 감격을 나눴고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와 환호로 우승을 축하했다. 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경기장도 감격
보스턴이 22년 만에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홈코트인 TD뱅크노스 가든에 축포가 터지고 있다. 선수들은 코트에 몰려 나와 우승의 감격을 나눴고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와 환호로 우승을 축하했다. 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데뷔 10년 만에 프로 첫 우승과 함께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폴 피어스가 MVP 트로피를 들고 좋아하고 있다. 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데뷔 10년 만에 프로 첫 우승과 함께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폴 피어스가 MVP 트로피를 들고 좋아하고 있다. 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챔프결정전 6차전서 레이커스에 39점차 완승

LA출신 주장 피어스 ‘고향 울린 공로’ MVP에

농구 명가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보스턴 셀틱스가 22년 만에 미국프로농구(NBA) 정상에 복귀했다.

보스턴은 18일 홈에서 열린 NBA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빅3’ 케빈 가넷과 레이 앨런(이상 26득점), 폴 피어스(17득점, 10어시스트)의 활약으로 라이벌 LA 레이커스를 131-92로 대파해 4승 2패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보스턴의 39점 차 완승은 역대 챔피언전 최다 점수 차 기록.

경기장에 걸린 빛바랜 16개의 우승 배너가 상징하듯 보스턴은 NBA에서 한때 ‘해가 지지 않는 왕조’로 불렸으나 1986년을 끝으로 정상과 인연이 없었기에 몰락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동부콘퍼런스에서 최하위에 그치는 수모까지 당했다.

하지만 이제 NBA 최다인 17번째 우승컵과 함께 실추된 자존심을 되찾았다.

1986년 우승 멤버였던 대니얼 에인지가 팀 단장을 맡고 있는 보스턴은 올 시즌에 앞서 가넷과 앨런을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렸다. 이들은 기존 멤버인 피어스와 삼각편대를 이뤄 보스턴을 정규시즌 승률 1위(66승 16패)에 올려놓았다.

이들을 비롯한 보스턴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늘 “우분투(Ubuntu)”를 외쳤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줄루어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인간애’를 뜻하는데 개인보다는 우리를 강조한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영입한 스타들이 강한 개성을 드러내며 팀워크를 해칠 수도 있었으나 독 리버스 감독의 지도 철학이기도 한 ‘우분투 정신’을 통해 보스턴 선수들은 자신을 희생하며 하나로 뭉쳤다.

리버스 감독은 “첫째도 수비, 둘째도 수비”라며 강력한 디펜스를 앞세워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NBA에서 최고 연봉(2375만 달러·약 245억 원)을 받으면서도 지난 12시즌 동안 우승이 없던 가넷은 올 시즌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될 만큼 궂은일에 앞장섰다.

‘무관의 제왕’으로 불렸던 가넷은 그토록 바라던 우승 반지의 꿈을 이뤘다. 가넷은 보스턴에서만 11차례 우승을 맛본 전설적인 스타 빌 러셀(74)과 포옹한 뒤 “내가 해냈다”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으로 1998년 보스턴에 입단해 10년째 ‘녹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주장 피어스 역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리며 챔피언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안았다.

반면 샤킬 오닐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간판스타로 LA 레이커스를 이끌어 온 코비 브라이언트와 챔피언전에 9차례 올라 모두 우승했던 LA 레이커스의 감독 필 잭슨은 아쉬운 패배를 뒤로 한 채 코트를 떠났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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