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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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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은 단호했다. 후원사인 스피도가 올 2월 출시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전신수영복 ‘레이저 레이서’를 입어도 기록 단축을 못한다면 입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이저 레이서는 스피도가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개발한 수영복. 최근 이를 입고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잇달아 세계기록을 수립해 지구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스피도는 이 수영복의 원단이 기존 수영복에 비해 가볍고 부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봉제선이 없어 마찰을 줄이는 등 장점을 강조해 왔고 실제로 세계기록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며 그 효과가 검증됐다.
이 때문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인 박태환도 전신수영복을 입을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18일 자유형 400m 결선 땐 반신 수영복을 입고 출전했다.
박태환은 “레이저 레이서 전신수영복을 입고 훈련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적응이 안 돼 경기 땐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영복이 기록 단축에 한 치라도 방해가 된다면 절대 입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이 전신수영복을 입지 않는 이유는 팔을 저을 때 어깨 부분에 불편한 느낌을 주기 때문. 노민상 대표팀 감독은 “태환이는 피부가 약한데 수영복 어깨 부분이 살을 자극한다. 그래서 적응하려고 훈련 때 입기는 하지만 경기 땐 아직 입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을 해주는 스피도의 홍보를 위해서 입어야 하지만 기록을 위해선 입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박태환은 “20일 열리는 자유형 200m 땐 가급적 입고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도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400m에서 아시아기록을 세운 터라 200m에서도 아시아기록을 노리고 있기 때문. 200m 아시아기록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때 자신이 세운 1분 46초 73. 노 감독은 “태환이는 분위기를 타면 어떤 결과도 낼 수 있기 때문에 200m에서도 기록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400m에서 50m 랩타임을 28초 후반 페이스로 가다가 마지막 100m를 28초 F, 26초 79로 당기는 등 막판 스퍼트가 좋아져 200m에서도 아시아기록을 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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