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서 첫 홈런… 내 인생 바꿨다”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6분


경북고서 투수로 활약하던 이승엽.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경북고서 투수로 활약하던 이승엽.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승엽, 경북고 시절엔 촉망받던 왼손투수… “역전포 쾌감에 타자 전향”

1992년 9월 19일 서울 동대문야구장. 제4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에서 배명고와 경북고가 만났다.

0-1로 뒤진 2회 무사 1, 2루 경북고의 깡마른 고교 1년생 6번타자가 호쾌한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의 첫 전국대회 홈런이었다. 그는 선발투수로도 6회까지 배명고 강타선을 2점으로 막았다.

경북고는 배명고 이경필(현 두산)에게 2점 홈런을 맞고 실책까지 범하면서 6-8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경북고 6번타자는 훗날 아시아 홈런왕으로 우뚝 선다. 바로 이승엽(32·요미우리)이 그 주인공.

이승엽은 경북고 재학 시절 촉망받는 왼손 투수였다. 고교 입학 당시 다른 고교에서 이례적으로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을 제시했을 정도. 하지만 그는 야구 명문 경북고를 선택했다.

“고교 때 타자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성준(현 롯데 코치) 송진우 구대성(이상 한화) 선배 같은 최고의 왼손투수가 되고 싶었죠.”

이승엽은 경북고 2학년 때부터 주전 투수 겸 3번타자로 활약했다. 전국대회 우승은 못했지만 투타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프로야구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프로 첫 해인 1995년 타자로 전향해 13홈런에 타율 0.285, 73타점을 올렸고 2003년에는 56홈런으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황금사자기대회에서 첫 홈런을 날린 기억은 지금도 생생해요. 그날의 홈런 한 방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셈이죠.”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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